'최고의 선원' 진선규가 빚어낸 날것의 '몸값' [인터뷰]

황서연 기자 2022. 11. 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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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선규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진선규가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파격적인 소재와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화면 속에서 속옷 한 장만 입고 열연을 펼치는 새로운 형태의 악인을, 제 옷을 입은 양 유연하게 소화해 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티빙 웹드라마 '몸값'(극본·연출 전우성)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충현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가 원작이다.

진선규는 극 중 몸값을 흥정하던 중 위기에 휘말려 생존 서바이벌에 뛰어드는 노형수 역을 맡았다. 극은 노형수가 미성년자 성매매를 하기 위해 모텔을 찾았다가 인신매매단에게 잡히고, 경매대에 묶여있던 와중에 지진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을 그렸다.

진선규는 이충현 감독의 원작 단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번 '몸값'에 기꺼이 출연했다고 말했다. "영화, 특히 이런 단편 작품에 관심 있으신 분들 중 원작 '몸값'을 좋아하지 않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말문을 연 진선규는 "원작 영화의 매력이 원테이크 형식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이라면, 우리 작품은 그 15분 뒤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원작의 매력을 가져감과 동시에 똑같은 방식으로 150분가량의 이야기를 더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달라진 이야기 흐름이 원작의 가장 큰 매력인 '충격'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재미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때문에 원작과는 다르게 긴 시리즈를 끌어나가기 위한 나름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는 진선규다.

진선규는 노형수 캐릭터가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끊임없이 상상하며 연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 임기응변을 하고 대응하는 사람인지를 고민했고,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요구도 표현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 주위 사람을 믿는 구석도 있고, 속고 나면 또 정신을 차려서 빠른 대처를 하고 다시 사고할 수 있는 순발력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 진선규


'몸값'의 가장 큰 특징은 원테이크 촬영 기법이다. 1회에 30분, 총 6회 분량의 시리즈이지만 전체 컷 수가 60컷 내외이며, 길게는 15분간 같은 장면이 이어지기도 하는 등 호흡이 긴 장면들 속에서 벌어지는 재난 상황과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진선규는 촬영을 위해 마치 연극의 대사를 외우듯 연습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집, 촬영장, 또다시 집을 오가면서 계속 연습해야 했던 것보다 현장에서 실수를 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짧으면 5분, 길게는 15분 간 이어지는 촬영에서 한 번 실수를 하면 스태프들의 고생이 엄청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힘들어 더욱 연습에 매진했다고. 특히 극렬 역의 장률과는 일주일 중 사나흘은 만나서 논의를 하고, 촬영장에서도 촬영 시작 직전까지 회의를 하며 동선을 맞춰 나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배우 진선규


작품의 또 다른 화제는 진선규의 다소 과감한 노출이었다. 극 중 속옷 차림으로 경매대에 오른 노형수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붉은색 속옷을 입고 의도치 않은 노출 패션을 선보인다. 배우로서는 부담이 될 법도 했을 설정이지만, 진선규는 "오히려 노형수의 옷이 벗겨져 있는 것이 재미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차라리 그 속옷이 형수의 시그니처가 됐으면 싶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진선규는 "다만 관객들이 불쾌하지 않았으면 했는데, 주위에서는 '너는 고생을 했겠지만 극이 너무 재밌다'라는 반응을 많이 들었다. 만족스러웠다"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시즌2가 확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만약에 촬영을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편의점 같은 곳에 갇힌 설정이었으면 좋겠다. 거기서 안 나오고 따뜻하게 촬영을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배우 진선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진선규는 그간 연극 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던 중 영화, 방송계로 발을 넓히며 소위 '소처럼 일하는' 배우로 손꼽히게 됐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범죄도시' '극한직업' '승리호' '공조2' 등 다수의 흥행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촬영을 시작하고,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카운트', '너와 나의 계절' 등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그의 활약상을 계속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진선규는 "그렇게까지 흥행작이 많은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막상 케이블 채널에서 종종 출연한 작품을 틀어주면 그렇게 반갑더라"라며 운을 뗐다. 이어 "아직은 앞으로 할 작품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좋은 작품이나 캐릭터라면, 또 재미가 있다면 흔쾌히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에 따른 합당한 결과가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다. 계속해 나만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배우가 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매체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느 순간 현장에서 대선배가 돼버렸더라고요. 후배들에게는 '같이 연기하면 재미있는 선배', 혹은 '뭔가를 얻어갈 수 있는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또 작품이라는 배의 선장인 감독을 잘 따라가는 동료 선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죠. 앞으로의 제 행보가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빙]

몸값 | 진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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