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이재원은 FA 신청 포기···‘정중동’ SSG의 스토브리그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년 시즌부터 적용하는 샐러리캡은 114억2638만원. SSG는 어쩌면 최후의 만원 단위까지 빼곡히 계산해 내년 연봉을 책정하고 있을지 모른다. 류선규 SSG 단장은 지난 14일 “일단 내부 계산으로는 샐러리캡에 맞출 수 있다. 그에 맞게 편성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SG는 지난 시즌 상위 40인의 총연봉이 248억7512만원에 이르면서 압도적인 팀연봉 1위를 기록했다. 샐러리캡 적용을 한 시즌 앞두고, 주요선수의 2022년 연봉 비율을 대폭 높인 덕분에 일정 수준의 숨통을 열어놨다. 이를테면 올해 초 4년 총액 151억원에 계약한 김광현의 경우에는 2022년 첫 시즌 연봉만 81억원을 책정했다.
SSG는 올시즌 통합 우승으로 기존 선수들의 연봉 인상 압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짜고 또 짜내는 전략이 필요한 가운데 내부 FA를 두고는 일단 잔류 협상을 진지하게 이어가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제시 조건도 준비해놨다.
올겨울 FA 자격을 얻은 SSG 선수는 투수 이태양과 야수 오태곤, 포수 이재원까지 셋이다.
이 중 앞서 4년 총액 69억원에 첫번째 FA 계약을 했던 이재원은 2번째 FA 신청 포기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이재원은 올시즌 또한 주전포수로 팀 우승에 공헌했지만, 개인적으로 타율 0.201 4홈런 28타점 등의 기록으로 사실상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1988년생으로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이재원은 팀 잔류를 통해 프랜차이즈 선수로 남는 길을 선택했다. 구단 입장에서도 샐러리캡 압박으로 출발하는 스토브리그 전략 마련에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양과 오태곤은 FA 시장의 평가를 기다린다. 둘 모두 보상선수가 따르지 않는 FA C등급으로 운신의 폭이 넓은 것이 강점이다. 이 중 선발과 불펜이 모두에서 활용이 가능한 이태양은 투수 뎁스가 절실한 팀에서 손짓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SSG는 책정 조건을 내놓으며 이태양의 움직임을 살필 예정이다.
오태곤 역시 외야와 1루수 등으로 고루 뛸 수 있는 멀티 야수로 ‘가성비’에 따라 관심 있는 구단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SG는 오태곤 잔류 계획도 일단 마련해놨다.
한국시리즈까지 치른 SSG는 다른 구단에 비해 구체적인 스토브리그 준비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리즈 종료 뒤 빠른 움직임으로 나름의 방향점을 마련해놨다. 또 다른 출발선을 이제 막 넘어서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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