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대출을 줄여 부실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현대해상 광화문사옥./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대출을 줄여 부실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현대해상 광화문사옥./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이 신용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섰다.

신용대출 증가에 따른 부실 발생률 상승 등 관련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관리에 나선 것이다. 손해보험업계 2위 보험사인 현대해상의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제한 움직임에 다른 보험사들도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부터 신용등급 5등급 이하인 중·저신용자들에게 신용대출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해상은 지난 8월까지 신용등급 제한을 6등급 이하로 뒀지만 이달부터 1등급 높인 것이다.

현대해상은 개인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가 제공하는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나이스는 신용거래 시 연체 유무, 금액, 기간, 다중채무 등을 평가해 등급을 책정하며 통상 5등급(750~804점) 이하를 중·저신용자로 분류한다.

현재 보험사들은 6등급(749점 이하)를 위험등급으로 분류해 구속성 대출영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현대해상이 위험등급에 해당하지 않는 5등급부터 대출을 제한한 것은 그만큼 부실 위험에 공격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2분기 보험사들의 신용대출 잔액은 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7조1000억원)에 비해 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비율은 0.18%로 전분기와 동일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은 0.25%로 전분기보다 불과 0.03%포인트(p)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중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은 커졌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의 신용대출 금리(무증빙형 기준)는 올해 1월 8.94%에서 9월 9.88%로 0.94%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올 10월 신용대출 금리는 10%를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해상의 지난 9월 신용대출 금리는 9.09%였다.

신용대출은 약관대출과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보험사에서 취급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이 가운데 신용대출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흥국화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9개사들이 취급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7월부터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해상의 신용대출은 장기보험 가입자 중 월 납입금액 5만원 이상, 납입기간 2년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가입자가 대상이며 대출 한도는 최대 2500만원이다. 대출기간은 최대 5년, 상환방식은 원금균등상환 방식이다. 현대해상 신용대출의 금리는 최소 8.57%, 최고 9.03%다. 이는 보험업계 신용대출 평균치인 9.57%보다 최소금리는 1%포인트 낮으며 최고금리는 5.54%포인트 낮은 것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대출 위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며 동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