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건설·농업 장비업체인 두산밥캣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다. 미국 내 건설·농업 장비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달러 강세 효과 덕분이다. 두산밥캣의 선전으로 두산그룹 실적도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두산밥캣,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 클럽' 눈앞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1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이익(5953억원)보다 70.1% 급증한 수치다. 컨센서스대로 영업이익을 달성하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7178억원에서 9월 8710억원으로 증가했고, 최근에는 1조원도 넘어섰다.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거두면서 연간 전망치를 끌어올렸다. 3분기 영업이익은 31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4% 급증했다. 추정치(2450억원)보다 29.3% 많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86.1% 불어났다.

두산밥캣은 지게차와 소형 건설장비(스키드로더), 트랙터 등을 판매하는 업체다. 지게차와 스키드로더, 트랙터 등의 미국 매출이 50%가량 치솟았다. 주력 제품 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다. 스키드로더 S590 가격은 올 상반기 평균 5100만원으로 작년 평균(4600만원)보다 10.8% 상승했다.

달러 강세 효과도 봤다.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비중은 71.3%에 달했다. 달러를 받는 거래가 많다는 의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원화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로 환산한 매출도 불어나고 있다.

두산밥캣이 선전을 이어가면서 두산그룹 실적도 증가하고 있다.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9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89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1조2286억원) 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기간 유동성 위기를 겪자 한때 두산밥캣의 매각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밥캣마저 매각하면 그룹의 현금창출원이 모조리 사라진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며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쌍두마차로 두산그룹이 완전히 부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