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로 버틴 3분기, 한국 경제 0.3% 성장…4분기 역성장 우려도

안효성 2022. 10. 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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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0.3% 성장했다. 1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제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이며 시장전망치(0.1%)를 웃돌았지만, 성장률 자체로는 지난해 3분기(0.2%) 이후 가장 낮다. 앞으로도 문제다.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소비 위축이 본격화하는 데다, 주요국 경기 둔화로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지며 4분기 역성장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0.3%를 기록했다. 21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0.3%를 기록했다. 전분기(0.7%)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 지난 1분기(0.6%) 이후 3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나마 3분기 성장을 이끈 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다. 민간소비는 2분기(2.9%)에 이어 3분기에도 전분기보다 1.9% 늘었다. 자동차와 의약품 중심으로 상품 소비가 늘어나고 거리두기 해제와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5% 늘며 2분기(0.5%)의 증가 폭을 웃돌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IT)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진 결과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포인트로 전분기(1.7%포인트)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순수출이 성장을 갉아먹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1.8%포인트)로 전분기(1%포인트)보다 오히려 악화했다. 지난 2분기(-3.1%) 뒷걸음질 쳤던 수출은 3분기에 1% 증가로 돌아섰지만 수입이 전분기 대비 5% 늘며 수출의 증가 효과를 상쇄했다. 반도체 경기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원화가치 하락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한은이 지난 8월 예상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4분기에 0%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해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며 “4분기에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목표치 달성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향후 전망은 어둡다. 금리 인상의 여파가 본격화하며 소비와 기업투자 모두 위축될 수 있어서다. 지난 2분기 민간소비는 2.9% 늘었는데, 3분기에는 1.9%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금리 인상 영향으로 소비 여력이 줄고, 보복소비도 ‘끝물’에 접어들고 있다. 황 국장은 “민간소비 회복세는 이어지겠지만 금리 상승과 물가 등의 영향으로 회복 속도는 완만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도 줄어들 수 있다. 이자 등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 데다 ‘레고랜드’ 발 자금시장 경색으로 시설투자를 축소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건설투자 부진도 불가피하다. 수출 여건도 더 나빠질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경기가 일제히 둔화하며 수요도 줄고 있다. 올해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 대비 5.5% 감소하는 등 수출도 뒷걸음질하고 있다.

4분기 역성장 우려도 나온다.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건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가 마지막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둔화가 이어지는 와중에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도 위축되며 4분기에 역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에는 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도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 8월 예상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민의 지갑도 얇아졌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보다 1.3% 감소했다. GDI는 국내에서 생산 활동을 통해 발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GDI가 감소하면 가계와 기업의 소비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GDI 감소는 원유 등 수입품 가격이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보다 크게 오르며 교역조건이 나빠진 결과다.

경기 둔화에 한은의 통화정책 계산은 더 복잡해지게 됐다. 이미 일부 주요국 중앙은행은 물가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조짐과 성장 둔화 우려에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섰다. 긴축은 유지하지만 보폭을 줄이는 방식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빅스텝) 인상했다. 시장의 예상(0.75%포인트 인상)보다 보폭을 줄였다.

티프 매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높은 금리가 성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은도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 인상보다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증권 정성태 연구원은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다음 달과 내년 1월 0.25%포인트씩 인상한 뒤 장기간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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