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준 후임’ 국정원 기조실장에 김남우 전 검사 내정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검사 출신인 김남우 변호사(53)를 내정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돌연 사직한 전임 조상준 전 실장에 이어 다시 검사 출신이 ‘국정원 2인자’ 자리를 맡게 됐다. 국가정보기관 핵심부에 검찰 라인을 배치하는 윤석열 정부 인사 기조가 재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정원 기조실장에 김 변호사를 내정했다. 김 변호사는 재직 중인 김앤장법률사무소를 퇴직한 뒤 공식 임명 절차를 거쳐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기조실장 자리는 조 전 실장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전날 돌연 사의를 밝히면서 공석이 됐다.
김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8기로 1999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당시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검찰에서 재직하는 동안 법무부 법무과장, 대검찰청 수사지휘과장·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2020년 2월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긴 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그 해 여름 추 전 장관이 단행한 검찰 정기인사 후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 검찰을 떠났다. 이를 두고 추 전 장관 아들 사건 수사 지휘가 인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직을 결심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로 개업한 뒤 2020년 10월부터 김앤장에서 일했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인사와 조직, 예산을 담당한다. 차관급 별정직 공무원이지만 핵심 업무를 맡는 만큼 ‘국정원 2인자’ ‘국정원 실세’로 불려왔다.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 외교·안보, 법조계 출신 외부 인사들이 기조실장을 맡곤 했다. 윤 대통령의 경우 정부 초반 연거푸 검사 출신을 국정원 기조실장에 기용하면서 권력 핵심부에 검찰을 전진 배치하는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조 전 실장도 검찰 내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측근이었다.
김앤장 출신이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된 게 처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첫 국정원 기조실장이었던 신현수 변호사가 검사 출신으로, 그는 이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았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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