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차기 총리직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24일 마감되는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 단독 후보로 이름을 올린 리시 수낵 전 재무 장관이 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BBC 등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당이 통합되지 않으면 잘 통치할 수가 없다”며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보지만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존슨 전 총리는 자신을 지지한 의원 숫자가 출마를 위해 필요한 요건을 만족시켰다고 주장했다. 후보등록 요건은 100명 이상인데, 자신은 102명을 확보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BBC는 57명의 의원들만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에 존슨 전 총리가 주장하는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는 “내가 보수당 의원들과 함께 선거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금요일에 다우닝가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나는 슬프게도 이것이 단순히 옳은 일이 아닐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의회에 통합된 당이 없으면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존슨 전 총리는 “나는 우리가 국익을 위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에, 비록 내가 리시(수낵)와 페니(모돈트) 둘 다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안타깝게도 이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며 “그러므로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지명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누가 성공하든 내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존슨 전 총리와 수낵 전 장관은 주말에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단일화는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전 총리의 중도 탈락으로 수낵 전 장관이 총리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낵 전 총리는 지지 의원 150명을 확보했다. 먼저 출마 선언을 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27명에 그쳤다.
수낵 전 장관이 24일 총리로 결정되면 영국은 7주 만에 리즈 트러스 총리에 이어 새 총리를 맞이하게 된다.
앞서 트러스 총리는 취임 44일 만인 지난 20일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며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어서 물러난다. 다음 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투자 여력이 있는 부자와 기업의 세금을 줄여주면 투자로 이어져 전체 경제가 크게 성장한다는 낙수 이론에 따라 연 450억 파운드(73조 원) 규모의 감세 조치를 발표한 뒤 금융시장 대혼란 사태가 일어나면서 리더십을 상실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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