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의 고가도로 ‘쓰퉁차오’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각종 정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인민 영수가 아니라 선거가 필요하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다. 근처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트위터 캡처
“영수 말고 선거권이 필요하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
시진핑 3연임 결정, ‘영수(領袖)’칭호 받을 당 대회 앞두고 베이징에 시진핑 비난 현수막
무언가 불타며 연기 피어올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경비가 삼엄한 가운데 베이징(北京) 시내에 시 주석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가 철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4일 AP통신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9㎞가량 떨어진 한 고가도로에 흰색 바탕에 붉은색 글씨로 쓰인 두 장의 현수막이 걸렸다. 한 장에는 ‘핵산 말고 밥이 필요하다.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거짓말 말고 자존심이 필요하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 영수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경제가 침체하고 확진자와 접촉만 해도 격리되는 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면서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을 요구한 것이다. 특히 ‘영수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는 부분은 이번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인민 영수’ 칭호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현수막에는 ‘수업을 중단하고 파업한다. 독재자와 나라의 도적인 시진핑을 파면하자’라고 적혀 있었다. 고가도로 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담겨 있다. 방송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고, 육교 아래에서 시민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하이뎬구의 고가도로 ‘쓰퉁차오’에 시진핑 국가 주석을 ‘독재자’ ‘국가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파면하라고 요구한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이 현수막을 누가 언제 게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 당국 발표나 관영 매체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관련 사진 등이 게시되지만 빠르게 삭제되고 있다.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