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연임 대관식' 막 오른다..20차 당대회 앞둔 베이징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역사적 과정을 확고부동하게 추진하고 실제 행동으로 당 대회를 맞이하자.”
중국 수도 베이징 도심의 주요 도로 곳곳에 붉은 현수막이 내걸렸다.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가 오는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린다. 베이징은 평소보다 삼엄해진 경계 속에서 당 대회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오전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신세기일항호텔에 마련된 제20차 당 대회 프레스센터에서는 3일 앞으로 다가온 대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취재진이 모여 당 대회를 지켜보게 되는 장소인 만큼 현장 진행요원들은 마지막까지 각종 시설 점검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취재 부스가 설치된 2층 복도에는 ‘비범한 10년’이라는 타이틀 아래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처음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된 시 주석의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과 각종 저서들이 전시돼 그의 3연임을 결정할 당 대회가 임박했음을 더욱 실감케했다.
당 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분위기였다. 보안과 경계가 삼엄해져 인민대회당 앞으로의 통행이 제한된 것은 물론이고 길 건너편 인도를 지날 때도 신분증을 보여줘야만 통행이 가능했다. 인민대회당을 둘러싸고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보안요원들은 상시 순찰을 강화한 모습이었다. 며칠 뒤면 세계인의 시선이 이곳을 향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 당 대회는 5년에 한 번 세계 2위 경제대국의 국가 지도자를 새로 선출하는 중대한 정치행사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이 전임 지도자들의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장기집권의 길을 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당 대회에는 더욱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는 지난 9~12일 7차 전체회의(7중전회)를 열어 16일 개막하는 당 대회 일정과 안건을 확정했다. 당 대회는 통상 일주일 간 열린다. 개막 당일 시 주석은 전국에서 모인 2290여명의 당 대회 대표(대의원)들 앞에서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지난 5년 간의 집권 성과를 총결산하고 향후 비전 등을 제시하는 업무보고 형식의 연설을 하게 된다.
당 대회의 핵심 안건은 시 주석의 당내외 위상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이는 당장(黨章·당헌) 개정이다. 공산당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두 개의 확립(양개확립·兩個確立)’과 ‘두 개의 수호(양개수호·兩個維護)’라는 표현을 당장에 삽입하고, 당장에 들어있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시진핑 사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양개확립과 양개수호라는 표현에는 당의 핵심으로서 시 주석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권력 집중을 의미하는 집중통일영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16자로 된 시진핑 사상의 명칭을 5글자로 압축하는 것은 그의 사상이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반열에 오른다는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듯 19기 중앙위원회는 전날 7중전회 공보를 통해 “지난 5년 간 이룬 당과 국가사업의 중대 성과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굳건한 영도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 아래 전당과 각 민족 인민들이 단결해 얻은 것”이라며 “전당은 양개확립의 의의를 깨닫고 양개수호를 달성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 더욱 긴밀히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전국에서 속속 베이징에 모여들기 시작한 2290여명의 대의원들은 당 대회 마지막 날 370여명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을 선출해 차기 지도부의 밑그림도 완성한다. 당 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들은 다음날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을 열어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을 선발하고 그 가운데 7명을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옹립한다. 이 절차가 모두 끝나면 시 주석은 당 총서기로서 집권 3기를 시작하고, 그와 함께 향후 5년 간 당과 국가를 이끌 새 지도부의 면면도 세상에 드러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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