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울시 택시과장이 택시기사로 일해보니..택시대란 해법은

김남석 2022. 10. 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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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블루 택시기사로 4년째 일하고 있는 양완수(62)씨의 전직은 서울시의 택시정책을 총괄하는 택시물류과장이다.

공무원들이 탁상행정을 한다는 택시업계 비판에 자극받아 직접 택시운전 자격을 취득하고, 매달 한 번씩 택시를 몰며 현장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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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비판에 자극 직접 운전대
한달 꽉 채워도 최저임금 수준
수입보장 해결없인 미봉책불과
택배 수입 좋은데 다시 오겠나
타다·우버 등 혁신 차단안돼
4년째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서울시 택시물류과장 출신의 양완수씨는 "책상 머리에서 만든 대책만으론 심야택시난을 해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니어 모델로도 활동해 긴 머리를 관리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서울시 택시담당 과장 출신 기사 양완수 씨의 '심야택시난' 해법

카카오T블루 택시기사로 4년째 일하고 있는 양완수(62)씨의 전직은 서울시의 택시정책을 총괄하는 택시물류과장이다. 공무원들이 탁상행정을 한다는 택시업계 비판에 자극받아 직접 택시운전 자격을 취득하고, 매달 한 번씩 택시를 몰며 현장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3년 6개월여간 서울 택시 정책을 총괄하다 퇴직 이후인 2019년엔 아예 전업으로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법인택시 기사로 3년 무사고 요건을 채운 뒤 지금은 개인택시를 몬다.

그에게 정부가 4일 발표한 심야택시난 해소 정책에 대해 물었다. 심야 시간대 택시 호출료를 올리고, 플랫폼 택시 비중을 높인다는 게 대책의 골자다. 양씨는 "탄력요금제와 파트타입 기사 도입, 플랫폼 택시 비중 확대 등 고질적인 기사의 수입 문제를 일부나마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만들어졌다고 본다"며 "하지만 본질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혁신 없는 아이디어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나도 공무원을 해봤지만 탁상행정만으론 심야택시난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씨는 심야택시난의 근본 원인으로 우선 기사들의 수입이 너무 적다는 점을 꼽았다. "택시기사가 쉴 틈 없이 하루 10시간 일하면 보통 20만원을 번다. 법인택시의 경우 한 달 25일을 꽉 채워 일하면 500만원, 부제가 있는 개인택시 기사는 20일 근무하고 400만원이 매출이다. 여기서 고정비용 등을 다 빼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200만∼250만원이다. 자식들 다 키운 60대라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30∼40대에겐 생활할 수가 없는 돈이다. 몸이 망가져 가며 심야 영업을 해도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게 우리나라 택시기사다. 나는 공무원연금을 받기 때문에 택시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심야호출료를 3000∼4000원으로 올리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기본요금 인상 없이는 택배·배달업으로 떠난 기사들이 갑자기 돌아오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타다의 기본요금도 5000원 수준이었다"며 "서울시가 내년 2월부터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면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택시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만 늘어난다는 비판에 대해선 "택시비가 한 번에 만원이 오른다지만 이는 피크시간에 적용되는 최대 요금이다. 지금도 일부 앱에서는 수요에 따라 블루, 벤티 등 가격이 비싼 대신 빠른 배차가 가능한 제도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서 새벽 2~3시까지 손님이 있는 것도 아닌데 특정 1~2 시간에 부과되는 최고 요금만 관심을 받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심야택시난 문제 해결과 관련해 '타다'가 자주 언급된다. 정부가 택시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타다·우버 형태의 운송업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한데 대해선 "택시물류과장으로 일할 때 우버가 한국 시장을 떠나는 경험을 했다.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신산업을 차단해선 안된다. 지금은 택시기사가 부족한 것이지, 택시는 과잉 공급 상태다. 지자체들이 개인택시 면허를 반납하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감차 정책을 펴고 있지만 실적이 좋지 않다. 줄이는 택시 면허를 플랫폼업체가 사게 한다면 재정부담도 줄고, 택시 총량도 늘지 않아 업계 불만이 덜할 것"이라고 밝혔다.양 씨는 플랫폼 택시가 대중화된 이후 민원 건수가 택시과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와 비교해 10% 수준으로 줄었다며 이제는 '손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호출 후 나오지 않는 '노쇼'나 기사에 대한 반말, 폭언 등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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