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체인저' 정지윤 "큰 부상은 처음, 더 발전한 모습 보여드릴 것"[스한 인터뷰]

이정철 기자 2022. 9. 30. 06: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코보컵 우승을 시작으로 정규시즌에도 15연승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웃사이더 히터로 포지션을 옮기고도 엄청난 공격력을 뿜어낸 정지윤은 '최강' 현대건설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정지윤이 부상을 당했다. 비시즌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기대됐지만 정강이 피로골절로 인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하지만 정지윤이 코트 위로 다시 돌아왔다. 정지윤을 만나 힘들었던 재활 과정과 다가올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들어봤다.

정지윤. ⓒKOVO

▶아웃사이더 히터로 변신, 리시브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다

2020~21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현대건설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강성형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강성형 감독은 아포짓 스파이커에 새 외국인 선수 야스민을 영입하고 미들블로커 또는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했던 정지윤을 아웃사이더 히터로 돌렸다.

정지윤은 2021 코보컵 대회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MVP를 수상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정지윤의 불안한 리시브가 상대에게 먹잇감이 됐다. 하지만 정지윤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리시브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민경과 고예림 등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들에 파워 넘치는 공격력을 자랑하는 정지윤이 순조롭게 합류하자, 현대건설의 아웃사이더 히터 포지션은 리그 최고의 전력을 자랑했다.

정지윤은 "제일 먼저 아웃사이더 히터 포지션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미들블로커에 있을 때와는 다른 부분을 많이 연습하다보니 신경을 많이 쓰게 됐다"며 "(리시브가) 제일 자신없었다. 팀 언니들과 비교돼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신경을 쓰다보니, 공격에 대한 장점도 잃게 됐다"고 아웃사이더 히터로 변신하며 어려웠던 과정들에 대해 설명했다.

정지윤이 선택한 길은 연습이었다. 그는 "매일 리시브를 받는 야간 연습을 했다. 연습량으로 불안감을 떨쳐내고자 했다"면서 "언니들이 '완벽하게 안 받아도 자신 있게 풀어나가면 된다. 부담 갖지 마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숨겨뒀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감독님도 현역 때 수비 쪽으로 탁월한 선수로 알고 있는데, 수비적인 면을 많이 말씀해주셨다"며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을 떨쳐냈다. 리시브는 불안해하면 더 안된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리시브를 시도하고 있는 정지윤. ⓒKOVO

이처럼 정지윤은 발전을 거듭하며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더 히터 자원으로 거듭났다. 김연경이 은퇴한 대표팀에서 그 후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마침 비시즌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대회가 열렸고 정지윤의 활약이 기대됐다. 그런데 정지윤은 정강이 부상을 당했다.

▶정강이 피로골절 그리고 4개월간의 공백

정지윤은 비시즌 시작과 함께 대표팀을 향한 의욕을 드러냈다. 비시즌에도 훈련에 매진했고 야간 운동도 실시했다. 하지만 휴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열심히 했던 훈련들이 독이 되어 정강이 피로골절로 돌아왔다. 정지윤의 상심 또한 컸다.

정지윤은 "시즌 중에도 통증이 있었는데, 괜찮아졌다가 다시 안 좋아지기를 반복했다. 휴가 때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등 운동을 계속 했다. 대표팀에 들어가서도 야간 운동을 진행했다. 휴식을 잘 취하지 못한 것이 부상을 심하게 만든 것 같다. 무리했다"고 부상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쉬움이 컸다. 대표팀에 합류한 지 한 달 정도 되는 시점, 거의 출국 직전에 하차했다. 이번 대표팀은 언니들이 많이 빠졌고 VNL이라는 대회가 경기도 많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느끼고 배우고 싶은 게 많았는데 출국 직전에 부상으로 실망을 많이 했다"고 대표팀 하차로 인해 괴로웠던 심정을 전했다.

대표팀에서 하차했을 때의 감정이 아쉬움이었다면, 이후에는 불안한 감정이 정지윤을 찾아왔다. 남들은 배구를 하고 있을 때, 공을 만지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정지윤을 덮쳤다. 결국 정지윤은 2022 코보컵까지 출전하지 못했다. 약 4개월간 부상 공백을 겪은 것이다.

정지윤은 "엄청 불안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초반에는 너무 무리했으니 쉬라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며 휴식을 취하고 재활도 계속 했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짐에도 잘 호전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며 "코보컵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면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시즌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상으로 인해 비시즌에 아무것도 못한 게 아쉽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지윤은 큰 교훈을 얻었다. 몸 관리와 부상 예방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제까지 큰 부상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재활로 오래 쉬어본 적도 없다. 그래서 부상에 덜 예민했던 부분이 있다. 이번에 다치고 나서 선수는 자기 몸에 예민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정지윤. ⓒKOVO

다시 돌아온 정지윤, 새 시즌 각오를 밝히다

그러나 정지윤은 이제 휴식을 통해 통증에서 많이 벗어난 상태다. 9월 중순부터 기본적인 볼 운동을 했다. 새 시즌 개막에 맞춰 몸상태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지윤이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이다.

정지윤은 "몇 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병원에 갔었다. 4개월 동안 쉬면서 통증이 많이 줄었다. 이제 기본적인 볼 운동을 시작한 상태"라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정지윤은 올 시즌에도 경기 중 막혀 있는 흐름을 돌파하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윤은 '게임 체인저'로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리시브 등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지윤은 "(지난 시즌) 팀이 어려운 상황에 많이 투입됐다. '게임 체인저' 역할이었다. 물론 잘 풀지 못한 경기도 있지만 내가 들어가서 분위기를 바꾼 경기가 꽤 있다.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고 코트 안에 들어간다면 리시브 등에서 지난 시즌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 시즌에는 자신이 없어서 주눅이 들거나 눈치도 많이 봤다. 지금은 잘 안 풀리더라도 코트 안에 녹아들어서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현대건설의 '게임 체인저' 정지윤. 큰 부상으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정지윤은 부상을 통해 좀 더 배우고 성숙해졌다. 위기를 극복한 정지윤의 힘찬 도약이 기대된다.

정지윤. ⓒKOVO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