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승호, 결코 미워할 수없는 대호국 '환쪽이'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묵직하다'는 느낌이 떠오르는 인상이었다. 모델 출신다운 길고 단단한 피지컬에 굵직한 얼굴선, 무게감을 담고 있는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외형을 지녔지만, 그와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부터 이는 겉모습에 불과하다는 걸 느꼈다. 외형이 전부가 아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른바 '겉바속촉'한 이중 매력의 소유자. 바로 배우 신승호다. 이어 더해 본인 스스로 "제 인상이 좀 오해를 많이 사요"라며 금세 유쾌하게 분위기를 끌어낼 줄도 아는 유연함까지 갖춘 그였다. 신승호를 만난 건 tvN 토일드라마 '환혼' 종영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시즌2 를 촬영 중이라는 신승호는 단발에 가까운 장발에서 찰랑이는 윤기와 함께 매력도 흘러넘쳤다.
'환혼'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극중 '옹졸한 심술쟁이 왕자님'인 대호국의 세자 고원을 연기한 신승호는 회를 거듭할수록 반전 매력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금쪽이' '환쪽이' '허니콤보' 등 여러 애칭이 생겨났을 만큼 입체감 있게 캐릭터를 구현했고, 얄밉지만 사랑스러운 이중 매력의 인물을 시청자들 앞에 호감있게 꺼내들었다. 특히 극중 인물들과의 케미스트리를 쫄깃하게 살려내며 짝사랑 상대인 무덕이(정소민)뿐 아니라 라이벌 관계인 장욱(이재욱)과 뜻밖의 브로맨스를 발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더해 적재적소의 추임새와 능청스러운 얼굴, 심지어 미세한 눈썹의 움직임으로 세자의 허당기를 표현하며 유쾌한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신승호는 고원이라는 인물에 오롯이 스며들며 배우로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묵직한 카리스마로 긴장감을 조성하다가도 귀여운 면모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신승호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진하게 증명해냈다. 고원의 다면적인 모습은 신승호와 만나 더욱 빛을 발했고, 대중은 이 선역과 악역의 경계에 걸쳐있는 인물을 오로지 사랑으로 감쌌다. 신승호의 부단한 노력이 이끌어낸 호감이다. 올 12월에 공개되는 '환혼' 시즌2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더한 기대감을 부르고 있다.
'환혼'의 배경이 가상인데, 처음 대본을 받고 어떤 감명을 받았나요?
"굉장히 신선했어요.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이 정말 잘 쓰여진 소설책을 보는 느낌이었죠. 재밌게 읽히다보니 이게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이 될까 궁금했고요. 지금까지 이 정도의 스케일이나 퀄리티로 나온 작품이 있었나 생각했었죠."
초반에는 시청자들의 호불호도 꽤 갈렸어요. 결국 9.2%로 종영하면서 후반에 탄력을 받은 독특한 작품이에요.
"후반에 탄력을 받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은데 제 생각엔 현장 분위기가 무척 좋았어요. 그런 것들이 잘 담긴 것 같아요. 이 정도의 스케일의 작품이 그동안 없었잖아요. 더군다나 판타지 장르에 가상 세계였고요. 당연히 호불호가 있을 순 있겠지만 그런 것들마저 나중엔 흥미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캐릭터의 다양성과 인물 간의 관계성도 잘 매듭되어 있고요."
'술법'을 연기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을 듯해요.
"재밌는 상황이 많았어요. 허공에 대고 있는 걸 없는 것처럼, 또 없는 걸 있다는 듯이 표현해야 하니까. 그런 것들이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지만 웃긴 상황도 많았어요. 마치 마법을 부리는 손동작들을 현장에서 지도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셨어요. 액션의 경우에는 배우들이 촬영 전 준비 기간 동안에 액션 스쿨을 다같이 가서 검술도 배우고 와이어도 타면서 준비 했어요."
극중에서 가장 신분이 높았잖아요. 꽤 즐거운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세자면 나라의 2인자잖아요. 판타지 사극이지만 세자라는 계급이 주는 상황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나이로 쳐도 저보다도 한참 어른인 선배님들에게 하대를 하고 명령을 하는 게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런데 처음에 잠깐 그러다가 배우가 해야 할 당연한 몫이니까 나중엔 신나서 열심히 했어요."
고원은 어찌보면 참 다단한 인물이에요. 어떻게 방향성을 잡고자 했나요?
"촬영 시작 전부터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서 캐릭터 방향성을 잡았어요. 사실 고원은 제가 가장 해보고 싶었던 부류의 캐릭터였거든요. 경험하지 못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에요. 연기 경력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세자는 좀 달랐죠. 세자는 지금까지 경험한 캐릭터 중에 가장 저와 닮아있어요. 귀여운 꼴통같기도 하고 천방지축이라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인물이 입체적인 만큼 새로운 걸 보여드려야한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 인물의 색깔을 살려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어요. 등장신 중에 10장면 중 6~7장면은 애드리브라고 생각하시면 될 정도로요. 감사하게도 감독님과 작가님도 좋게 반응해주셨죠. 그렇게 신나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좀 더 입체적이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고원이라는 인물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본다면요?
"모자라지만 착하고, 사납지만 상냥하고, 가끔 박력도 있어요. 시청자 분들이 세자를 한마디로 표현해주신 것 중에 '허니콤보'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게 기억에 남아요. '금쪽이' '환쪽이'라는 애칭도 정말 찰떡같아요."
본인과 가장 닮아있는 캐릭터라고 말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런가요?
"정말 저와 가장 닮아 있는 캐릭터였어요. 때문에 인간 신승호로서 가지고 있는 성향들을 꺼내서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렇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목표했던 정도는 이룬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사납고 나쁜놈 같은데 내면은 그렇지 않잖아요. 저도 제 첫인상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요. 고원은 사납고 옹졸하기만 한 나쁜놈 같지만 그게 아니잖아요. 또 자유롭고 입체적인 부분들이 저와 닮아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는요?
"다크히어로요.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지 오래 됐어요. 이번에 '환혼'에서 고원도 그렇지만 하나의 작품에서 하나의 캐릭터로 입체적이고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 있어서 다크히어로는 다양한 면들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캐릭터 같아요. 최소한 두 가지 매력이 있잖아요. 이분법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애매함 같은 것들에 매력을 느껴죠."
고원의 세자 성장기처럼 배우 신승호로서는 어떤 성장을 이루고 싶나요?
"파도파도 끝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떠한 작품에 출연하건 간에 제가 나온다고 하면 다들 '그럼 볼 만하겠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신뢰가 있는 배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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