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 "'에이틴'→'D.P.'→'환혼'.. 기분 좋은 성장" [N인터뷰]②

28일 종영 tvN 주말 드라마 '환혼' 속 고원 역

신승호/킹콩 by 스타쉽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8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환혼'(연출 박준화, 극본 홍정은 홍미란)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서사와 화려한 액션이 어우러진 드라마는 단숨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1일 18회에선 자체 최고 시청률 9.3%(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입증했다.

'환혼'에서 신승호는 대호국 세자이자 '옹졸한 심술쟁이 왕자님' 고원 역을 맡았다. 너그럽고 자애로운 군주를 지향하지만, 심술궂고 인간적인 면모도 있는 캐릭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무덕이(정소민 분)에게 간파당한 뒤 그의 앞에서만 속마음을 드러내며 상대를 향한 마음을 키워나가는 '순정파'이기도 하다. 앞서 'D.P.'를 통해 '악인'의 모습을 보여줬던 신승호는 반전 매력을 지닌 고원을 통해 또 한 번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극 초반 고원은 '빌런'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신승호 역시 전작의 영향으로 이러한 시선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고.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고원만의 유쾌함이 보여졌고, 신승호는 코믹한 연기로 이를 극대화시켜 존재감을 드러냈다. 덕분에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 그는 세자가 재밌다는 시청자들의 반응 덕에 힘을 내서 연기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데뷔한 신승호는 '열여덟의 순간', '좋아하면 울리는', '계약우정'을 통해 청춘의 모습을 보여줬고 'D.P.'에서는 악인을, '환혼'에서는 인간적인 세자를 소화해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신승호는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선호한다며 앞으로도 매번 다르게 대중 앞에 서고 싶다고 했다. 최근 '열정 많은 배우' 신승호를 만났다.

신승호/킹콩 by 스타쉽 제공

<【N인터뷰】①에 이어>

-'환혼' 팀은 팀워크도 너무 좋아 보이더라.

▶촬영을 할 때 실제 현장에서의 관계가 작품에도 반영이 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도 우리 드라마를 보면 아시겠지만 팀 분위기가 진짜 좋았다. 서로 성향이 잘 맞고 관계들도 좋아서 더 좋은 그림이 나오고 드라마의 재미가 더 극대화되지 않았나 한다.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재욱이와도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빠른 시간 안에 가까워지고 편한 사이가 됐다.

-'환혼'에는 유독 CG가 많이 등장하지 않나. 촬영할 때는 배경만 두고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어려웠지만 그보다 즐거운 게 훨씬 컸다. 크로마키 앞에서 있는 것을 없는 것처럼,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연기하는 게 웃기더라. 연기를 하는 직업이지만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르지 않나. 유년 시절에 놀면서 하던 걸 진지하게 하는 경험이 재밌고 흥미로웠다.(웃음)

-작품을 위해서 머리카락도 기른 것인가.

▶맞다. 지금의 머리 길이를 1년 가까이 유지했다. 뒤에는 부분 가발을 써도 되지만, 앞머리는 내 머리여야 하더라. D.P. 이후로 계속 머리를 길렀는데 정말 힘들어서 죽을 뻔했다.(웃음) 원래 머리가 짧으면 샴푸도 30초 만에 할 수 있는데, 이젠 5분 정도 걸린다. 머리가 긴 분들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

신승호/킹콩 by 스타쉽 제공

-극 중 묵직한 목소리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환혼'뿐만 아니라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목소리 때문에 국한된 캐릭터로 굳어지는 게 고민이 돼, 톤을 올려서 연기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환혼'에서는 목소리를 굳이 바꾸기보다 내 목소리를 쓰면서 감독님, 작가님이 허락해주시는 틀 안에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삑사리를 내고 말끝을 흐린다던지, 갑자기 현대극에 어울리는 말투를 써 본다던지…다양한 시도를 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많이 찾아봤던 듯하다.

▶매번 챙겨보진 못했지만 실시간 반응 같은 경우는 종종 확인했다. '세자가 나오면 너무 재밌다', '숨만 쉬어도 웃기다' 이런 반응들이 감사했다. '환혼'을 시작하면서 목표로 했던 반응이라 더 신나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에이틴'으로 데뷔한 뒤 '열여덟의 순간', '좋아하면 울리는', '계약우정', 'D.P.', '환혼'까지 매 작품마다 매력이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눈도장을 찍었는데.

▶너무 감사하고 기분 좋은 성장, 변화들인 것 같다. 사실 데뷔 이래 네 작품 연속 고등학생 역을 맡았는데 아직도 '나한테 어떻게 학생 역을 맡겨주실 생각을 하셨지?' 싶어 신기했다. 당시엔 '학생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는 게 걱정되지 않냐'라는 질문도 받았는데, 교복만 벗으면 나이가 올라가서 전혀 불안함이 없었다.(웃음) '어떤 연기자가 될 것이냐'라는 것에 대한 걱정과 고민은 있었다. 이후 'D.P.', '환혼' 등을 통해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연기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 여러 배역에 도전하고 싶다. '신승호가 이런 연기도 하는구나'라는 반응이 나오면 가장 뿌듯할 것 같다.

신승호/킹콩 by 스타쉽 제공

-연기를 잘한다는 호평도 많다.

▶사실 좋은 말씀을 해주신 걸 많이 들었는데 난 아직도 연기가 뭔지 모르겠다. 스스로를 생각해봤을 때 내가 본 것에 대해 흉내를 잘 내고 표현하는 게 장점인 거 같다. 그게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 그저 연기를 재밌게 하는 배우라는 걸 알아봐 주시면 좋겠다. 만나는 작품마다 최선을 다해서 내 연기를 설득시키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 군 미필이지 않나.

▶아직 계획은 미정이라 그것에 대해 크게 생각 안 하려고 한다. 주어진 시간들이 아깝지 않게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살아가려고 한다.

-'환혼'은 시즌 2도 예정돼 있는데.

▶나는 대본을 어느 정도 봤으니까 확신하는 건, 정말 재밌을 거다. 시즌 1도 재밌었는데 이에 부응하는 속편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시즌 2도 시즌 1 못지않게 재밌는 작품이 될 테니 기대해달라.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