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속 왕쥐는 혹시 구천시 '어르신' 전국환?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2. 8. 2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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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MBC드라마 ‘빅마우스’가 금토드라마 1위의 시청률을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빅마우스’의 정체에 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시청자로서 몇가지 상상을 해본다. 보육원 출신인 박창호(이종석 분)는 혹시 최도하(김주헌 분)의 동생이 아닐까?

이 엉뚱한 상상의 시작은 최도하가 눈물을 흘리며 지켜본 ‘NK화학기술자들과 가족’의 사진에서 비롯된다. 최도하로 보이는 어린이는 할아버지와 부모로 보이는 이들과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도하의 회상장면에서 불타는 차량을 향해 소년은 ‘할아버지’를 목메어 부른다. 그 사고 희생자는 할아버지 뿐이란 의미다. 그럼 부모로 보이는 남녀는?

최도환이 구천시를 좌지우지하는 세칭 ‘어르신’ 강성근(전국환 분)에 대한 살의를 드러내는 장면을 보면 할아버지를 희생시킨 장본인이 강회장일 확률이 높다. 혹시 사진 속 남녀 역시 그 사건을 추적하다 불의의 죽음을 맞고 남겨진 박창호는 보육원에서 자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박창호를 돌아보면 보육원 출신이며 승률이 10%에 불과한 삼류 변호사다. 그런 박창호를 섭외한 이는 최도하다. 그는 박창호를 섭외하며 ‘무능력하고 말 잘 듣는’이란 이유를 들었다. 과연 그 뿐일까? 혹시 아무 것도 모르는 박창호에게 복수에 동참할 기회를 제공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 이어해 본다.

결과적으로 빅마우스가 털어간 것으로 알려진 NR(나인 리버)포럼의 돈 1000억 원을 갈취한 장본인은 최도하로 그려졌다. 왜 시멘트로 금괴를 범벅하는 수고를 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금괴 위로 레미콘 속 시멘트를 쏟아부은 것도 최도하, 말짱해진 금괴를 보관한 창고의 소유주도 최도하고 보면 NR포럼의 1,000억 원은 그의 수중에 떨어진 것이 맞아보인다.

그런 그가 빅마우스가 아닌 이유는 그의 손에 이미 죽은 서재용(박훈 분)의 논문이 쥐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빅마우스라면 빅마우스의 오른팔로 지목된 박윤갑(정재성 분)이 새삼 그 논문에 현혹돼 박창호의 덫에 걸려들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빅마우스에게 누명을 씌운 최도하는 확실히 빅마우스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걸리는 점 하나는 최도하의 부하로 보이는 이가 박창호를 교통사고에 이르게 한 마약 든 커피를 건넸다는 점이다. 박창호의 교통사고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도박이다. 최도하로서는 그럴 이유가 없다. 최도하는 공지훈(양경원 분)의 앞잡이 정채봉(김정현 분), 한재호(이유준 분), 이두근(오륭 분)이 법적 처리를 받길 원했다. 정채봉과의 통화 당사자로서 본인 이름이 대화에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게다가 장혜진(홍지희 분)은 그 통화속 공범이 공지훈이란 점을 박창호에게 알렸다.

이 점에 대해선 블랙박스가 장혜진 손에 있음을 박창호가 최도하에게 알린 직후 두 사람의 도착에 앞서 장혜진이 습격 당했으며 기절했던 장혜진이 깨어나 최도하를 보고 흠칫한 모습을 보였음을 상기할 때 최도하의 부하가 장혜진을 습격하면서 공범을 공지훈으로 말하도록 협박한 것으로 보인다.

장혜진이 박창호에게 “이번 사건 맡은 거 그 쪽한테 큰 불행이 될 것”이라고 충고한 이유도 최도하의 존재 때문일 수 있다. 이후로도 최도하는 장혜진을 끊임없이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의 이유로 그런 최도하가 박창호의 교통사고를 유도할 이유는 없다. 상상대로 혈연관계라면 더더욱.

그리고 박창호와 유사한 과정을 거쳐 최도하의 처 현주희도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 사고를 보며 박창호는 빅마우스가 최도하를 상대로 반격에 나선 것이라고 단언했다. 동일 수법에 비추어 최도하의 수하로 보였던 자가 실제로는 빅마우스의 졸개일 수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고 빅마우스도 최도하를 오래 지켜봤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 다른 상상 하나. 그렇다면 빅마우스의 정체는 누굴까? 드라마는 모두에서 앵커 멘트를 통해 빅마우스를 소개했다. 빅마우스는 NR포럼 돈 1,000억원을 가로챘으며 마약총판이기도 하고 조폭 전쟁도 야기한 불세출의 천재사기꾼이자 암흑계의 제왕이다. 아울러 그 왕쥐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수 있고 고위층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설도 있다며 안 잡는걸까. 못잡는걸까 의구심도 제기했다.

그런데 명실상부한 구천시의 제왕은 따로있다. 강성근 회장이다. 구천시의 설계자이고 정, 재계는 물론 사법부까지 꽉 틀어쥔 실질적 제왕이자 구천시의 어르신이다. 그런 강성근이 과연 밤의 제왕을 용납했을까?

혹시 구천시를 세워나가며 빅마우스라는 이름으로 검은 돈을 조달했던 건 아닐까? 그 정도 영향력이어야 교도소·경찰 등등 무수한 조직원을 거느리고 건사할 수 있지 않을까?

최도하는 이미 강성근(전국환 분)에 대한 살의를 드러냈었다. 개인적인 원수라서일테지만 그 정체의 일단을 눈치챈 것은 아닐까?

만약 강성근이 최도하에게 NR포럼 돈 1000억원을 금괴로 바꿔 비자금으로 은닉하라고 지시하고 최도하는 그 명을 수행한다며 콘크리트를 부워 숨기는 모습을 강성근에게 보여준 후 남몰래 금괴를 빼돌렸다면? 이중 수고의 의미가 이해된다.

아마도 강성근과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생체실험을 다룬 서재용의 논문도 최도하를 통해 확보했지만 아직 최도하를 신뢰할 수 없는 강성근으로선 박창호가 논문과 관련해 알고있는 것이 무언지 크로스체크할 필요성을 놓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아끼는듯했던 현주희에 대한 약물테러는 병원만을 고집하는 현주희의 태도에 실망하고 논문문제를 매조짓지 못한 최도하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쥐는 무언가를 좀 먹는 존재다. 구천시를 좀먹는 왕쥐에 대입하기에는 강성근이 제법 합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상들은 모두 모래성에 불과하다. 박윤갑이 박창호와 스무고개를 하며 밝힌 ‘빅마우스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 논문과 관련해서 죽었다’는 말이 진실이라면 빅마우스와 강성근을 등치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어쨌거나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해볼만큼 ‘빅마우스’는 보는 재미가 있다. 27일 방영된 닐슨코리아 기준 10회 시청률 수도권 10.2%, 전국 10%, 동시간대 1위 기록은 그 반영이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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