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인터뷰] 김혜준 "이영애 선배, 닮고 싶은 너무 좋은 어른"
백상이 인정한 연기력, 스타성을 겸비한 김혜준은 백상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 방영된 JTBC 주말극 '구경이'에서 나쁜 놈들은 죽어야 한다며 살인을 하는 케이 역으로 분했다. 정말 독특한 캐릭터를 자기만의 색깔로 표현해내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덕분에 김혜준은 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주인공이 됐다.
-트로피와 재회한 기분은 어떤가.
"진짜 트로피를 기다렸다. 현장에서 시상식 당일 이름을 새겨 주는 줄 알았는데 너무 오래 기다린 것 같다. 보고 싶었다. 본가에 갈 때마다 아빠가 백상 트로피 언제 가지고 오냐고 물어보곤 했다. 드디어 전달할 수 있겠다."
-시상식 당일 다른 후보들과 함께 5분할 화면에 잡혔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TV 화면에 나온다니 떨리더라. '내가 상을 받게 되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이 아예 없었다. TV에 나오니 얌전하게 있어야겠다고만 생각했다. 최대한 감정을 비추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기분은.
-수상 후 뒤풀이를 했나.
"스태프들과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다음에 뒤풀이하자고 하고 헤어지고 가족들과 하기 위해 집에 갔다. 엄마, 아빠도 이번에 진짜 기대 하나도 안 하고 시상식을 봤다고, 근데 받아서 엄청 놀랐다고 하시더라. 저한테 막 표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 늦은 시간이라 내일 출근해야 한다고 해서 금방 끝났다."
-축하 연락도 많이 왔겠다.
"그날은 새벽까지 다음날 다다음날까지 밀린 답장을 하느라고 오래 연락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영애 선배님이 일찍 축하한다고 연락을 줬다. 보고 계셨던 것 같다. 살면서 이런 경험이 언제 또 있겠나 싶다. 감사한 마음으로 일일이 답장했다."
-수상을 예상했나.
"'구경이' 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이)유미 언니를 응원하는 팬으로서 유미 언니가 받으면 멋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받아서 좀 미안했다. 근데 언니가 영화 부문 신인 연기상을 받는 걸 보고 너무 기쁘더라. 서로 축하해주고 그랬다."
-시상식에서 '구경이' 팀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겠다.
-'구경이'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나.
"'구경이'를 재밌게 봤다.(웃음) 처음에 '구경이'란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도 선물 같았고 찍고 난 직후에도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서 연말 선물 같다고 생각했는데 상까지 받게 해 준 걸 보니 진짜 선물 같다."
-극 중 케이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다른 사람한테는 모르겠지만 그게 나였으니까 모든 게 다 타당성이 있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케이만의 정당성이었다. 내겐 그저 안쓰러운 친구다."
-'구경이' 출연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유를 가지면 오히려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걸 많이 느꼈던 현장이었다. 너무 앞만 보고 빠지지 말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연기하면 좀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여유가 없으니 주변을 못 봤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라 어우러져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 현장을 통해 많이 배우고 느꼈다."
-선배 이영애는 어떤 배우였나.
"백상을 받고 나서 제일 먼저 밥을 사준 분이 영애 선배님이다. 감독님, 작가님과 만나 맛있는 걸 먹었다. 제가 사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사라고 또 사주셨다. 진심으로 예뻐해 주시고 다독여주시는 분이다. 의지를 정말 많이 했다. 너무 좋은 어른을 만났다."
-어느덧 데뷔 7년 차가 됐더라.
"벌써 7년이 지났나 이런 생각이 든다. 감사하게도 꾸준하게 작품을 했다. 허무하게 살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상도 받지 않았나. 알아주시는구나란 생각이 든다. 예전엔 내가 상을 받는 것에 마냥 낮고 겸손했다면, 이번엔 내가 잘했으니까 받았나 보다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해야지 하고 있다.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배우란 직업 자체가 좋은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 사명감을 가져야 하지 않나. 그래서 작품을 받으면 좀 더 파고들며 그렇게 연기하고자 하는 것 같다."
-요즘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나.
-집순이인가.
"MBTI가 ISTP다. 완전 집순이다. 거의 누워서 지낸다. 한 자세로 있으면 불편하니까 누워서 스트레칭을 좀 하고 다시 또 눕는다. 베개를 여러 개 바꿔가며 왔다 갔다 하면 시원하다."
-요즘 관심사가 있다면.
"공룡에 빠져 있다. 영화 '쥬라기 월드' 마지막 시즌이 나오지 않았나. 영화관에서 본 건 처음이었다. 영화관에서 보니까 더 재밌더라. 요즘 유튜브에 공룡을 쳐서 공룡 관련 다큐멘터리들을 보고 있다. 보기 드물게 관심사가 생겼다."
-고민도 있나.
"슬슬 생기고 있다. 일을 해야 하는데.(웃음) 일에 대한 갈증이 생기니 불안하다. 한 달 쉬고 나면 또 불안하니 일에 대한 갈증이 생긴다. 반복된다. 이게 일을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차기작을 보고 있나.
"회사와 함께 차기작을 보고 있는데 아직 정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신이 나게 놀고 있다. 완전 백수다.(웃음)"
-남은 20대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
"좀 더 재밌게 보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30대는 되게 멋있다. 30대가 되면 더 멋진 나의 세상이 펼쳐지겠지 그런 희망이 있다. 그 30대를 좀 더 멋지게 보내기 위해 옹골차게 준비하는 20대 후반이 됐으면 좋겠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연극영화과에 들어가기 전엔 학교 들어가서 멋있는 배우가 돼야지 이런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면, 지금은 오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보여드리면서 작품이 끊이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냥 평범한 사람 김혜준으로서는 멀리를 못 본다. 눈앞에 행복, 눈앞에 소소한 작은 편안함을 찾는 사람이기에 소소하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끝으로 '구경이'를 시청해준 팬분들께 인사를 전한다면.
"'구경이'를 시청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시청자분들 덕분에 이렇게 멋진 상을 받았다. 값진 상을 선물 받았으니 앞으로 더 멋있는 모습, 발전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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