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모술수' 주종혁 "실제론 평화주의자 오해 마세요"

황소영 기자 2022. 8. 26. 08: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종혁
배우 주종혁(31)은 '권모술수'로 통한다.

지난 18일 종영된 ENA채널 수목극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권모술수에 능한 변호사 권민우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껏 받았다. 말미엔 권모술수 대신 개과천선해서 남들이 뭐라고 하든 바보처럼 사는 것을 택했다.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보인 우영우를 통한 긍정적 변화가 따뜻한 울림을 전했다.

2015년 영화 '몽마'로 데뷔, 올해로 데뷔 7년째. 차근차근 한 계단씩 밟아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호텔 경영을 하려던 대학생의 인생이 자주 오던 단골손님이 청한 홍보 영상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고 그렇게 배우 인생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인생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 재밌는 것 같다"라면서 앞으로도 즐겁게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종영 소감은.

"8개월 동안 이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 작가님, 배우들, 스태프들 다 좋았다. 정말 행복하게 찍었다. 큰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보내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고 감사했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너무 많은 연락이 왔다. 친구들을 만나면 우선 한 대씩 때리고 시작한다. '내 친구가 때려 달래'란 반응들이 개인적으로 기분 좋더라. 부모님은 이미 본인들이 더 스타가 된 것 같다. '연락 너무 많이 온다'라면서 SNS 프로필 사진도 내리고.(웃음) 아버지가 체육관을 하는데 학부모님들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행복해하더라. 한 달에 한두 번 전화했었는데 요즘 매일 전화하는 것 같다. 심지어 매니지먼트까지 해주고 있다."

-이러한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근데 대본이 너무 좋아서 보는 사람들은 재밌게 볼 거라고 확신했다. 에피소드마다 특별 출연하는 선배님들이 와서 연기하는 걸 보며 매번 새로웠다. 새로운 작품 찍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다. 보는 사람들이 재밌겠다는 기대감이 든다고 했었는데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저 또한 이렇게까지 많은 욕을 먹을 줄은 몰랐다."

-이름 앞에 '권모술수'란 애칭이 생겼다.

"권모술수 권민우를 사랑한다.(웃음) 권모술수란 단어 자체가 생소했다. 근데 작가님이 대본에 그 단어를 썼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그 단어 하나로 인물이 설명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별명처럼 불릴 줄은 몰랐다."

-극 중 권민우가 제일 현실적인 인물 같다.

"다른 인물들은 판타지스러운데 민우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을 대변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현실적이라서 좋았고 연기할 때도 재밌었다. 어떻게 하면 회사에 있는 옆사람처럼 보일까 고민하면서 연기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첫 촬영 때부터 좋았다. 이렇게까지 좋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 첫 촬영이라 나름대로 준비를 해가야 하니 긴장도 많이 되고 그랬는데 모든 게 사라졌다. 여기서는 즐겨도 되겠다 싶었다. 다 같이 으샤 으샤 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다들 정말 유쾌했다."

-대선배 박은빈과의 호흡은.

"원로배우(박은빈)가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방대한 대사량을 우영우로서 소화하는 것도 대단했고 강단이 있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이런 친구들이 주인공을 하는구나!'란 생각을 했다. 시야가 넓은 친구다. 단체 SNS 방에서 눈물 셀카 올리기를 하곤 했다. '너 왜 이렇게 연기 잘해' 그러면서 서로 칭찬해주고 그랬다."

-댓글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

"코에 있는 점을 벨처럼 누르고 뒤통수 때리고 도망치고 싶다는 글을 봤다. 그럴 정도로 얄밉다는 건 연기를 잘했다는 거니까 그런 반응이 감사하게 다가오고 있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있나.


"기대하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권모술수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또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권민우와의 싱크로율은.

"실제 난 그렇게까지 시기, 질투를 하지 않는다. 극 중 집에서 준호와 있던 민우의 느낌이 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8년째 같이 살고 있는 룸메이트(배우 장재호)가 있다.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난 평화주의자다. 5살 많은 형인데 내가 안고 가는 것이다.(웃음) 처음 연기를 하고 싶어 할 때 나랑 같이 살아보자, 연기란 이런 거라고 알려준 형이다. 예전엔 모니터링을 많이 해줬는데 이젠 가족이 돼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라고 낯간지러워한다."

-여행 갈 때도 룸메이트와 같이 가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혼자 여행을 간다. 제주도도 혼자 간 적이 있다. 8년째 마주 보고 자 아주 진한 사이가 됐다.(웃음) 집 앞 카페도 같이 잘 안 간다. 집에 가서 오늘 하루 어땠는지 정도의 대화를 나누는 사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란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가장 큰 건 권모술수든 권민우든 주종혁이라는 이름 석자를 사람들이 알아준다는 것이다. 너무 복 받은 것 같다. 진짜 기적 같은 작품인 것 같다."

-촬영이 끝난 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내 생일 겸해서 친구들과 홍천에 다녀왔다. 래프팅하고 족구를 6시간 동안 했다. 다음날에도 족구를 6시간 동안 했던 기억이 난다. 운동하고 맛있는 거 먹고 댓글 보면 하루가 후딱 간다."
주종혁

-2015년에 데뷔해 올해로 데뷔 7년째가 됐다.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단편 영화를 처음으로 찍은 게 영화제에 나가면서 데뷔 연도가 2015년이 됐다. 이후 상업영화에서 단역 좀 하다가 지금의 회사(BH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오게 됐다."

-어떻게 배우의 꿈을 꾸게 됐나.

"호텔 경영을 전공하고자 대학에 진학했다. 유학 생활을 했다. 대학교 1학년까지 다니고 군대에 갔다. '전공 살려서 할 수 있는 재밌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크루즈 바텐더로 일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 이메일을 보냈더니 음료 제조법을 배우고 지원하라고 해서 일을 시작했다. 혹독한 트레이닝 속 배웠는데 그때 일하던 가게에 자주 오는 형님이 있었다. PD였다. MBC가 신사옥으로 이전하는데 홍보 영상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처음엔 관심 없다고 했는데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2주 동안 열심히 뛰었다. '이런 세계가 있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찰나에 호주에서 바텐더로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아버지한테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토로했는데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해서 독립 영화를 해보겠다고 해서 독립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막연한 호기심이었는데 하나씩 학습이 되면서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호텔 경영학에 진학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꿈이 되게 많았다. 도전은 해보자는 식이었다. 호텔 경영은 내 이름으로 호텔을 짓고 싶어서 도전한 것이었다. 지금은 연기가 제일 재밌다. 나중에 더 재밌는 게 생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연기하는 것 자체가 좋다.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너무 행복하다."

-7년을 버틴 원동력이 있다면.

"사실 연기하는 게 마냥 즐거웠다. 오디션을 많이 떨어지면 '왜 떨어지지?' 이런 생각은 했는데 그 또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한 것 같다. 1인 공연하듯이 그렇게 마인드를 바꾸니까 즐기게 되더라. 단편 영화는 꾸준히 해왔고 회사 공개 오디션 할 때도 4차 때인가 '1인극을 할 테니 재밌게 봐달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연기 고민은 누구와 나누나.

"(장재호) 형과 같은 인연의 친구가 8명 정도 있다. 단체 SNS 방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랑 연기 고민을 많이 공유하는 편이다. 친구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8명 중 하나가 배우 이홍내다.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7명 친구 중 하나가 시상을 온 그 친구에게 상을 받는다고 상상하니 진짜 소름 돋더라. (이홍내는) 친구들 사이에 희망으로 떠올랐다."

-신인 시절을 회상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

"처음 연기할 때 지금보다 순수하게 접근했던 것 같다. 지금은 시야가 좀 더 넓어져서 많은 것들이 보이고 너무 많이 알아버리지 않았나. 아무것도 모르고 연기도 못했겠지만 온전히 그 인물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때의 퓨어한 모습이 어땠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인생의 모토가 있나.

"즐겁게 화목하게 그렇게 살고 싶다. 연기할 때 그렇게 큰 욕심은 없었다. 연기 칭찬만 받고 싶었다. 동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도 행복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촬영하면서도 카페 아르바이트를 계속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 지 12년 정도 됐다. 레스토랑에서 서빙도 많이 했다. 연기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연기 얘기를 주로 하고 일적인 얘길 많이 하는데 카페엔 다른 직종의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나. 그런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는다."

-앞으로의 3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

"지금처럼 즐거웠으면 좋겠다. 일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는 연기를 즐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권모술수 같은 좋은 별명을 새롭게 만들고 싶다. 새로운 별명으로 불리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목표다. 재밌게, 유쾌하게 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BH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