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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10만명, 6년 만에 총파업...93.4%로 투표 가결


입력 2022.08.19 20:01 수정 2022.08.19 21:33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오는 23일부터 총파업결의대회

‘이자장사’ 비판 속 6% 임금인상률 ‘눈총’

지난 2016년 9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금융노조 총파업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016년 9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금융노조 총파업 집회가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전국금융노동조합이 6년만에 총파업에 나선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93.4%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다음달 16일부터 은행 문을 닫는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하는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장 금융노조는 오는 23일 서울·경기를 시작으로 25일 대구·경북, 내달 1일 부산·경남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열며 투쟁 의지를 다진다.


앞서 금융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6.1%의 임금 인상과 주 36시간 근무, 영업점 폐쇄 금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1.4%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근무 시간 단축과 영업점 유지 등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임금 인상 폭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내세웠다. 은행 관계자는 “사측은 당초 0.9%이 인상률을 내세웠으나 노조의 반발로 그나마 1.4%로 상승률을 소폭 상향조정했다”며 “노조측은 6.1%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7%대로 주장하다 다시 6.1%로 낮췄는데,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 금융노조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을 비롯해 국책은행, 지방은행 등 전국 39개 은행의 노조원 10만여명이 소속됐다. 이들이 총파업을 강행하면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다만 이번 노조의 총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 이자장사 비판속에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6%대의 임금 상승률을 주장하는 은행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대에 달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평균 연봉은 KB국민은행 1억1200만원, 신한은행 1억700만원, 하나은행 1억600만원, 우리은행 9700만원을 기록했다.


또 최근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사건, 주요 은행들의 이상 외한거래 등 내부통제도 허술하다는 비판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총파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내달 총파업을 하더라도 혼란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6년 파업 당시에는 전체 은행원의 15%(1만800명)만 참여했으며, 4대 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2.8%에 불과했다. 이번 총파업은 정당성을 얻기 어려운 만큼 파업 참가율이 더 낮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비대면 금융도 총파업의 효과를 희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했을때도 전국 1058개에 달하는 국민은행 점포들 중 문을 닫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ATM은 정상 가동했으며 현장 점포에서도 별다른 소란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총파업이 이뤄지면 실제 피해를 입는 것은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 등 금융취약계층”이라며 “국민 여론도 좋지 않고 소상공인 금융지원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속에서 총파업으로 명분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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