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개'서 'AI 무장 호랑이'로.. 전투력 초격차로 적 초토화 [S스토리]
"워리어플랫폼 입고 AI 드론봇 운용"
물량→첨단기술 중심 군대로 전환
병력 수 줄여 사상자 피해 최소화
해군·공군 등 합동작전 효율 극대화
기동·지능·네트워크 분야 우위 목표
2040년까지 모든 전투여단 탈바꿈
무인 위병소·AI 상담·조리 로봇 등
스마트 기술로 軍 업무 부담 경감도
“2025년에는 육군이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하고 인공지능(AI) 드론봇(드론+로봇)과 함께 전투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첨단 육군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6월 경기 양주시 제25사단에서 열린 아미타이거(Army TIGER) 시범 여단 전투단 선포식에서 밝힌 미래 육군의 청사진이다. 갓 취임한 상태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신임 참모총장이 최일선 부대를 방문해 언급할 정도로 아미타이거는 육군이 중시하는 핵심 프로젝트이다.
아미타이거는 이 같은 현실을 바꾸겠다는 육군의 구상을 반영한다. 육군이 사용하는 각종 전투 장비에 AI를 비롯한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해 전투원의 생존확률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해·공군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 육·해·공 합동작전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도 추구한다.
아미타이거를 실현하기 위해 육군이 주목한 것은 부대구조였다. 특히 독립적 작전이 가능한 병과들이 모여 있는 여단은 유연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전투를 치를 능력이 있었다. 육군이 여단을 플랫폼으로 설정한 이유다.
◆기동화·지능화·네트워크화에 중점
육군의 아미타이거는 인명을 중시하는 개념을 토대로 한다. 과거의 병력 위주 구조에서 첨단과학기술 군대로 전환하면 전투원 감소가 불가피하다. 전투원을 ‘총알받이’처럼 생각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을 할 때, 초반에 10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해도 승리하면 미군 지휘관은 ‘잘 싸웠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전쟁을 잘 싸웠다고 할 수 있나”고 반문하면서 “첨단과학기술로 무장한 군대로 발전하면, 전투원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육군이 지난해 실시한 전투실험에 따르면, 현재 보병대대는 이동속도가 시속 0.5㎞에 불과했지만, 아미타이거 개념이 적용된 대대는 시속 11.9㎞에 달했다. 기존보다 속도가 20배 향상된 셈이다. 도보 행군보다 더 많은 물자를 지닐 수 있어 작전 기간도 기존(3~7일)보다 늘어난다.
네트워크화는 보병과 지휘관의 정보격차를 없앤다. 장병들은 소형 단말기로 드론이나 수색부대가 수집한 적군의 위치나 움직임 등 전장 정보를 실시간 공유한다. 병사 개인의 전투능력보강에 필요한 장비를 보급하는 워리어플랫폼까지 더해지면 기동력과 공격력 등은 기존보다 크게 높아진다.
AI는 보병 무기의 자율화를 촉진한다. 무인자율화 기술이 적용된 장비는 시가지 등 보병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병사 대신 작전을 펼친다. 지휘관이 자신의 직관과 자료에 의해 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데, 무인자율·빅데이터 기술을 쓰는 지능형 의사결정지원체계와 지휘통제체계를 사용하면 지휘관의 결심이 훨씬 빨라진다.
드론봇은 아미타이거의 무인자율 기술을 구현하는 대표적 장비다. 드론은 차륜형장갑차에서 뜨고 내리고 충전을 하며 지속적으로 작전을 펼칠 수 있다. 대대급 부대에서는 수직이착륙공격드론을 통해 먼 곳에 있는 적을 타격한다. 소총사격드론은 장애물 뒤에 숨어있는 적군을 공격할 수 있다. 수송드론은 고립된 아군에 물자를 제공한다.
◆군생활의 모든 것을 스마트하게 바꾼다
육군은 지난 6월 제25사단 소속 전투여단을 시범여단으로 지정했다. 시범여단은 아미타이거에 최적화된 부대구조와 싸우는 방법 등을 검증할 실험을 준비하고 시행할 계획이다. 육군은 이를 시작으로 여단급 부대들의 구조와 전력체계 등을 단계적으로 혁신, 2040년까지 모든 전투여단을 아미타이거 부대로 바꿀 예정이다.
아미타이거는 군인들의 병영생활에도 깊숙이 자리 잡게 된다. 병영 내 모든 시설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 장병들의 부담을 낮추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육군이 구상하는 아미타이거 여단 장병들의 일상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군인들이 근무를 서던 위병소는 스마트 무인 경계시스템으로 바뀐다. 병영을 드나드는 군인과 군무원은 스마트폰에 모바일 신분증과 출입증을 저장해서 사용한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 노출 위험을 줄이고 출입통제 기능을 강화한다.
병사들이 지내는 병영생활관도 바뀐다. 상담을 원하는 병사들은 생활관에 설치된 AI 심리상담시스템을 활용한다. 관절이나 뼈를 다친 것으로 의심되면, AI 의료영상 판독지원체계로 확인이 가능하다. 병사들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해 건강을 관리한다. 병영식당은 조리로봇과 함께 급식관리체계가 가동, 급식의 질을 균등하게 보장하면서 식재료가 언제나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실시간 관리를 진행한다. 군수품을 비축하는 창고는 물자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사용해 장병들의 업무 부담을 경감한다.
메타버스 등의 기술을 적용해 건설될 과학화훈련장은 소부대 전투나 특수작전 등을 고려한 훈련 외에도 전술차량 운전과 드론 및 로봇 운용을 교육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설치된다. 부대관리, 경계근무, 훈련 등 장병의 일상 전반이 큰 폭으로 바뀌는 셈이다. 육군 관계자는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한 미래 보병여단 인원과 장비, 시설 등의 하드웨어와 스마트체계를 패키지로 만들었다”며 “훈련도 전투도 생활도 스마트하게 하는 것이 육군이 추구하는 아미타이거의 궁극적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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