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000만원으로.." 3층 건물주 꿈꾸는 중년 싱글녀의 고민 [왕개미연구소]

이경은 기자 입력 2022. 8. 7. 06:00 수정 2022. 10. 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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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부탁해 4
서울에 살고 있는 59세 싱글 여성입니다. 강북에 전세(2억원)로 얻은 사무실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전에 사뒀던 양평땅을 팔아 1억5000만원이 생겼습니다. 원래는 예쁜 집을 짓고 살려고 매수했는데 여의치 않아 팔게 됐네요. 수입은 연 3000만원 정도인데 더 열심히 일하면 4000만원까지 가능합니다. 심리상담 업종이라서 80살까지 일할 수 있어 현금 흐름은 좋은 편입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재테크는 문외한이에요. 주거와 사업장을 병행할 수 있는 3층짜리 작은 근린상가 건물을 매입하는 것이 꿈입니다.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부터 어떤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 나가야 할까요?

상담자분은 10년 전에 사둔 양평땅을 팔아 1억500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습니다. 주식이니 코인이니 잘 몰라서 은행 통장에 넣어두고만 있었는데, 친구가 그러지 말고 ‘왕개미연구소 내돈부탁해’ 코너에 한 번 문의해 보라고 알려줘서 도움을 청하게 됐다고 합니다.

현재 수입은 1년에 3000만원 정도이지만, 열심히 일하면 4000만원까지 벌 수 있고, 건강하기만 하면 여든살까지 일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무주택자이지만, 앞으로 자산을 잘 굴려서 3층짜리 작은 건물을 사는 것이 꿈입니다.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내가 월세 받는 건물주라면’이란 달콤한 꿈을 꾸게 되지요. 그런데 상담자분은 막연히 생각만 하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싶어합니다. 과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왕개미연구소 [내돈부탁해] 자문단에게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그래픽=정다운 조선디자인랩 기자

◇김진관 삼성증권 포트폴리오 전략팀 수석

3층 건물 매입이라는 재무 목표를 달성하려면, 보유 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겠네요. 원금 손실 리스크는 있어도 자금의 일부는 주식형 자산에 투자해야만 건물 매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토지를 매각해 확보한 현금 1억5000만원의 운용 방법부터 고민해 보겠습니다.

보유 현금 중 1억원은 신용등급이 우수한 우량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권해 드립니다. 요즘 신용등급(AA등급 이상)이 좋으면서 만기는 1년 내외인 우량 채권들이 연 4%(세전) 안팎의 높은 수익률에 나와 있습니다. 요즘 저축은행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높아봤자 3%대 후반인데, 그에 비하면 유리합니다.

다만 채권은 은행 예금처럼 원금 보장이 되진 않으니까, 부실한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사면 위험할 수 있어요. 아무리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은 피하세요. 또 만기 전에 매도하게 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합니다.

경제 문외한이라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형 금융회사의 우량 채권을 골라 만기까지 보유하고, 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고려해 보세요. 게다가 요즘 금리 상승기라서 채권 수익률이 은행 예금 금리로 환산하면 연 4~5%에 달해 상당히 짭짤합니다.

/자료=한국은행

나머지 보유 현금인 5000만원은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권해 드립니다. 상장지수펀드란, 특정 지수 움직임에 연동되어 수익률이 달라지는 금융상품입니다. 주식형 펀드와 비슷하지만, 실시간으로 거래된다는 것이 장점이죠.

향후 경기 전망과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일단 2개의 ETF를 추천해 드립니다. 경기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하다면,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US 테크놀로지 ETF(티커명 IYW)를 추천합니다. 애플,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미국의 테크 기업들에 투자합니다.

다른 하나는 P&G, 코카콜라, 펩시 등 미국의 주요 필수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필수소비재 셀렉트 섹터 SPDR ETF(티커명 XLP)입니다. 지난 1998년에 출시된 장수 상품입니다. 아래 주가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주가 흐름이 안정적입니다. 배당주가 다수 포진돼 있어 연 2% 안팎 배당 수익률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장점입니다.

◇안성호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챕터 프로

현재 상담자분이 운용 가능한 금융자산은 토지 매도 자금인 1억5000만원과 수입에서 고정지출을 뺀 월 평균 50만원의 자금입니다. 목돈 1억5000만원과 월 50만원의 여유자금을 어떻게 운용해서 증식해 나갈 것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올해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예금 금리도 많이 올랐습니다. 1억5000만원을 예금자보호 한도에 맞춰 5000만원씩 쪼개어 3곳에 가입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연 3.5% 안팎 금리로 1년 단위로 연장하는 경우, 1억5000만원은 5년 후엔 1억7815만원(세전), 10년 후에는 2억1159만원(세전)이 됩니다. 서울 소재 근린상가 구입이라는 재무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한 금액이죠.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만 수익률을 높이고 재무 목표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원금 손실 리스크는 장기 분산투자와 자산배분을 통해 줄여나가면 됩니다. 실제로 미국의 500개 대표 기업 주가를 묶어 만든 지수인 S&P500에 10년 전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지금은 4억4000만원으로 불어나 있을 겁니다.

손실 불안감으로 투자를 꺼리실 수 있겠지만, 1억5000만원을 미국과 중국으로 나눠 3개월마다 한 번씩 총 3회로 나눠 투자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3개월, 6개월 후에 투자될 돈은 단기 채권으로 나눠 운용해 적절한 수익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내 자산이 두 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연 수익률 3%라면 24년이 걸리지만 연 수익률 6%면 12년으로 줄어든다./그래픽=이민경 조선디자인랩 기자

월 50만원은 적립식 투자로 접근하면 됩니다. 장기간 분할 매수로 매입 단가를 낮춰가면 됩니다. 미국 성장기업들이 모여 있는 나스닥지수에 매달 50만원씩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적금 대비 정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혹시 내가 가진 원금을 2배로 만드는 ‘72 법칙’에 대해 아시나요? 연 3% 수익률로 돈을 굴리면, 24년이 지나야 원금이 두 배가 됩니다. 그런데 만약 연 수익률을 2%포인트만 더 올리면 그 기간을 14년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 변동성은 자산배분, 분산투자, 장기투자라는 3가지 원칙으로 이겨낼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자산이 많든, 적든 누구에게나 재테크 고민은 있습니다. 조언이 필요하다면, 조선닷컴 왕개미연구소의 ‘내돈부탁해’ 팀에 문의해 주세요. 독자 여러분들의 고민을 연구소가 엄선한 전문가들에게 대신 물어봐 드릴게요. ‘식비를 어떻게 줄여야 할까요?’나 ‘통장 관리는 누가 해야 할까요?’와 같은 사소한 고민도 괜찮습니다. 익명은 보장되지만, 궁금증과 전문가 답변은 조선닷컴을 통해 소개됩니다. 돈 문제로 가장 고민이 많을 30~40대의 참여, 특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왕개미연구소 이메일(money@chosun.com)로 지금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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