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이정재·정우성 "다르다는 이유로 싸우지 말자는 메시지 담았죠"

박준호 기자 2022. 8. 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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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자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만에 정우성과 함께 주연을 맡아 관심을 끈 영화 '헌트'는 1980년대 정치·사회적 갈등을 핵심 소재로 취한 첩보액션물이다.

이정재도 칸 영화제에서 영화를 공개한 뒤 귀국길에서부터 다시 각색하고 대사를 수정했으며, 언론 시사회 뒤 사운드 믹싱과 색보정 작업을 한 번 더 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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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헌트' 이정재·정우성 인터뷰
1980년대 정치·사회적 갈등 소재
안기부 요원간 의심과 대립 그려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만에 뭉쳐
"우리만 즐거워선 안된다는 부담 커"
영화 ‘헌트’의 한 장면. 사진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서울경제]

“시나리오를 쓰면서 ‘나의 신념은 항상 옳은가, 왜 우리는 대립하고 싸워야 하는가’라는 주제가 잡혔고, 내 나이 정도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는 더 과감해졌죠. 가장 중시한 건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것이었어요” (이정재)

“‘헌트’ 속 김정도는 군인의 역할과 본분을 자각하고, 군인의 이름으로 가해한 것이 정당한지 고민하는 인물이예요. 피해자의 억울함과 한을 직시하며 죄책감을 갖고 있죠. 한국 역사에서도 억울한 희생이 많았잖아요. 그 무게감을 캐릭터에 얹고 싶었어요”(정우성)

영화 ‘헌트’의 주연배우와 감독을 겸한 이정재. 사진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자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만에 정우성과 함께 주연을 맡아 관심을 끈 영화 ‘헌트’는 1980년대 정치·사회적 갈등을 핵심 소재로 취한 첩보액션물이다. 첫 장면에서부터 민주화 시위가 등장하고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이야기, 남북한의 첩보전의 팽팽한 심리전 등이 대규모 액션장면과 교차한다. 10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3일 만난 이정재는 민감한 소재로 방향성을 정하게 된 계기는 5년 전 탄핵 정국이라고 전했다. 당시 누가 우리를 이렇게 갈등하게 만들었는지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마지막의 ‘넌 다르게 살 수 있어’라는 대사에도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싸우지 말자는 메시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안기부에서 13년째 일하는 해외팀 차장 박평호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인으로서 상부의 명령으로 학살에 관여한 죄책감을 안고 있는 국내팀 차장 김정도를 각각 연기한다. 영화는 조직 내에 암호명 ‘동림’이라는 남파 간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김정도와 박평호가 서로를 의심하며 대립하면서 대통령 암살 음모에 휘말리는 과정을 다룬다. 탄약 1만발을 소비했다는 총격전을 비롯해 카체이싱, 폭파 장면 등 각종 액션이 눈길을 잡는다. 특히 영화 초반 주지훈·김남길·박성웅 등 카메오들과 함께 한 총격전은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배우 정우성. 사진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두 사람은 모두 ‘헌트’가 23년만의 공동 주연작이라는 점이 갖는 무게감을 상당히 의식했다. 실제로 정우성은 이정재가 네 번이나 시나리오를 수정해 가며 거듭 출연을 제안한 뒤에야 수락했을 정도로 신중했다. 인터뷰 내내 “우리끼리 즐기는 걸로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자주 꺼냈던 정우성은 “작품과 별개로, ‘헌트’라는 바구니에 이정재·정우성을 나란히 담는 건 조심해야 한다는 일종의 경계심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정재도 칸 영화제에서 영화를 공개한 뒤 귀국길에서부터 다시 각색하고 대사를 수정했으며, 언론 시사회 뒤 사운드 믹싱과 색보정 작업을 한 번 더 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들의 공동작업을 앞으로 또 볼 수 있을까. 정우성은 “작품을 대할 때는 무겁고 진지할 수밖에 없어서 늘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앞으로 더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은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헌트’ 스틸컷. 사진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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