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은 "'이브'서 만난 서예지, 프로다웠다" [HI★인터뷰]

우다빈 2022. 7. 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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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은, tvN '이브' 종영 인터뷰
함께 호흡한 서예지에 대한 극찬 "내게 믿음 줬다"
지난 22일 박병은은 강남 모처에서 tvN '이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씨제스 제공

배우 박병은이 함께 7개월의 여정 속 함께 호흡한 서예지를 언급했다. 작품에 참여하기 전 박병은 역시 일련의 논란을 예상했지만 배우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지난 22일 박병은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tvN '이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브'는 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멜로 복수극이다. 극중 박병은은 LY기업 최고 경영자이자 한소라(유선)의 남편 강윤겸으로 분했다.

작품에서 박병은은 냉정하고 이성적이지만 라엘(서예지)의 유혹에 흔들리는 감정을 소화해낸다. 극 말미 갈등이 심화되면서 라엘에 대한 배신감과 죄책감까지 표현하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박병은은 지난 2000년 MBC 드라마 '신 귀공자'로 데뷔한 후 '아신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입지를 다졌고 '이브'로 첫 남자 주연을 맡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병은은 대본을 받은 후 본격적으로 준비했던 시기를 떠올리며 여운에 젖었다. 그간 주로 조연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주연으로서 길게 이야기를 이끄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는 "캐릭터나 작품 자체가 무거워서 집중을 많이 했고 캐릭터를 표현할 때 많이 힘들었다. 잘 마무리된 것 같아 시원섭섭한 마음이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22일 박병은은 강남 모처에서 tvN '이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tvN 제공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내내 파격적인 소재를 다뤘던 '이브'. 결말에서 강윤겸은 오로지 라엘을 위해 한소라를 데리고 극단적 선택을 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주연으로서 결말에 만족하냐는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결말에 대해선 촬영 전부터 알고 있었고 수긍을 했어요. 작가님이 써준 결말에 충실하게, 또 캐릭터에 맞게 연기를 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했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들과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박병은은 강윤겸의 서사를 찬찬히 읽으면서 이해했고 그렇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단다. 오랫동안 함께 동고동락한 만큼 감정에 이입할 수밖에 없었다. 박병은은 마지막 신을 두고 "차를 몰고 강으로 뛰어들 때 묘한 감정이었다.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첫 주연작 부담? 이전과 똑같이 연기했을 뿐

지난 22일 박병은은 강남 모처에서 tvN '이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씨제스 제공

첫 주연작에 대한 소회도 들을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박병은은 언제부터 연기를 했는지 이제 셀 수도 없다면서 "따져본 적은 없지만 대략 20년이 넘었다. 주위에서 너무 부담됐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부담은 없었다. 제가 해왔던 작품들과 똑같이 했다. 주연이나 조연이나 연기하는 것이 똑같다. 분량 차이다. 자칫 잘못해서 연기가 과잉될까 걱정했을 뿐이다. 최선을 다해서 늘 해 오던 대로 집중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작품에 몰두해야 했지만 박병은에게는 그저 즐거운 시간으로 남았다. 그는 외로운 남자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버리는 이야기에 매료됐고 작품을 선택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쳤다. 캐릭터를 오롯이 표현하기 위해 박병은은 감정 표현을 자제했고 더욱 응축시켰다. 중후반 쏟아지는 인물의 감정들이 더욱 극대화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강윤겸을 뒤흔드는 라엘, 서예지와의 호흡에도 이 부분을 각별히 신경 썼다. 박병은은 "서예지와의 첫 만남부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프로는 프로라고 느꼈다. 현장에서는 라엘과 강윤겸의 관계처럼 의도적으로 서로 말수를 줄였다. 이후 중후반이 되고 나서야 농담도 하고 웃는 사이가 됐다"고 밝혔다.


서예지, 내게 믿음 준 배우

박병은은 서예지의 준비성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7개월 가까이 되는 시간 내 감정을 유지하면서 흐름을 이끈 서예지를 두고 극찬을 던졌다. "서예지씨 대본을 봤는데 너덜너덜하더라고요. 이 배우가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집중했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 모습이 제게 믿음을 줬고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씬을 찍었을 때 조용히 '고생하셨어요' 하면서 서로 다독여줬죠."

베드신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1회부터 4회까지 노출이 많은 애정 신이 거듭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선정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병은은 논란까지도 이미 예상했노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대본 속 모든 것을 감안할 준비가 됐기에 '이브'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 역시 노출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노출 때문에 비주얼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토할 것 같았다. 주어진 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했고 체지방을 22%에서 15%까지 만들었다. 지방만 7kg 뺐다. 초반 캐릭터를 잡는 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22일 박병은은 강남 모처에서 tvN '이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씨제스 제공

작품 외적인 이야기, 상대 배우의 논란도 화두에 올랐다. 앞서 사생활 논란 등에 휩싸인 서예지는 '이브'를 복귀작으로 선택했고 덩달아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박병은 역시 "논란이 당연히 신경 쓰였지만 개인적으로 배우와 배우로 그 캐릭터를 마주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 그저 캐릭터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남자 배우로서 모든 걸 다 쏟을 수 있는 캐릭터를 했기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는 박병은은 자신이 맡은 강윤겸과 꽤 거리가 있어보였다. 그는 "실제로 욕망이 크진 않다. 나와 다른 점을 찾아가는 게 배우의 역할이다. 캐릭터와 닮은 점은 없지만 열심히 캐릭터에 다가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박병은 모든 연기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연기에 정답은 없지만 잘 해냈고 잘 끝냈다는 성취감이 남았다. 그리고 이러한 성취감은 박병은이 계속 움직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됐다.

"아직도 연기와 배우라는 직업이 좋아요. 매번 다른 작품을 하는데 짜릿함을 느껴요. 이 축복받은 직업은 인간을 알아가는 직업이에요. 20년 가까이 무명으로 있으면서 다른 일을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치열하게 촬영했고 지금도 그래요."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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