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우영우' 이승민,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프 등극 "나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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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 때 선천적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승민의 그림자가 되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온 어머니 박지애(56) 씨는 "국내 프로대회에서 여러 차례 초청해줘서 이런 큰 대회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자폐성 장애인에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분이 승민이를 보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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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PGA 정회원..프로대회 3차례 컷통과
"꿈 꾸는 것같아..'나는 할 수 있다'만 생각했다"
하나금융그룹, 2016년부터 7년째 아낌없는 후원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두살 때 선천적 자폐성 발달장애 진단을 받았다. 스물다섯의 나이에도 5~6세의 지능을 가진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은 골프였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골프를 접한 그는 파란 잔디 위로 하얀 공이 날아가는 모습이 마냥 좋았다. 꿈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실력을 쌓은 그가 마침내 미국 장애인 골프 초대 내셔널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25)이 제1회 장애인 US오픈 골프대회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이승민은 21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펠리스 노르만(스웨덴)을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했다.
2라운드까지 단독선두였던 이승민은 이날 1언더파 71타를 기록, 노르만과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동타를 이룬 뒤 2개홀서 치러진 연장전서 버디와 파를 기록, 값진 승리를 낚았다. 이승민은 이번 대회 출전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3라운드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적었다.
이번 대회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다양한 장애를 지닌 골퍼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처음 창설한 대회다. 전세계 11개국에서 발달 장애와 지체장애를 가진 96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96개의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이승민은 우승이 확정된 후 캐디와 친구들의 물세례를 받으며 환호성을 지른 뒤 “굉장하다. 너무 행복하다. 꿈을 꾸고 있는 것같다”며 기쁨을 표했다.
이승민은 “오늘 플레이하면서 마음 속으로 계속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외쳤다”며 “다른 선수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날씨는 더웠지만 (축하 세례로) 시원한 물을 맞아 괜찮다”며 활짝 웃었다.
초등학생 때 아이스하키를 했던 이승민은 단체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로 방향을 틀었다. 안양 신성고 2학년이던 2014년 세미 프로골퍼 자격증을 땄고 투어 진출을 위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승민의 사연이 알려지자 하나금융그룹은 “KPGA 투어 무대에서 우수한 선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쏟겠다”며 그가 준회원이던 지난 2016년부터 7년째 아낌없는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이승민은 2017년 4전5기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지금까지 세차례 프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이승민은 골프를 치면서 사회성이 발달해 발달장애 2급에서 완화된 3급으로 조정되기도 했다.
이승민의 그림자가 되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온 어머니 박지애(56) 씨는 “국내 프로대회에서 여러 차례 초청해줘서 이런 큰 대회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자폐성 장애인에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분이 승민이를 보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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