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송세라(29·부산시청)가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송세라는 1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FIE(국제펜싱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독일의 알렉산드라 은돌로를 11대1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송세라는 결승 3라운드에서 1분 41초를 남기고 7-9, 2점 차로 밀려 패색이 완연했다. 에페는 공격 범위가 전신이고, 동시 득점이 가능해 사브르와 플뢰레에 비해 역전이 어려운 종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송세라는 20여 초 만에 연속 2득점, 9-9 동점을 만들며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다. 10-10으로 3라운드가 끝난 뒤 시작된 연장전(1분), 종료 11초를 남기고 송세라가 상대 공격을 피해 점수를 뽑아 역전 우승을 일궜다.
송세라는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그걸 이뤄낸 것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세라는 키(164㎝)가 작지만 빠른 스피드가 장점이다. 오른손잡이에 비해 희소한 왼손잡이 선수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단체전에서 최인정(계룡시청)과 강영미(광주서구청), 이혜인(강원도청)과 함께 은메달을 따냈던 그는 지난 2월 월드컵 개인전 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에페 종목 정상에 오른 것은 남녀 통틀어 2002년 현희(현 진주제일중 코치) 이후 2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송세라는 22일 단체전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최인정은 9위, 강영미는 19위, 이혜인은 32위로 개인전을 마쳤다. 같은 날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선 오상욱(대전시청)이 5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