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랙의 신부' 이현욱 "'아이콘' 김희선과 연기, 꿈 같았죠"

박정선 기자 2022. 7. 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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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현욱. 사진=넷플릭스
배우 이현욱(37)이 주 종목 치정극에서 또 한 번 실력을 발휘한다.

이현욱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에서 남자 주인공 이형주 역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시리즈다. 넷플릭스가 처음 선보이는 '빨간 맛 K-막장' 드라마로 시선을 끈다. 공개 이틀 만에 한국 넷플릭스 2위, 글로벌 8위에 올랐다.

이현욱은 모든 여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남자, 이형주로 분했다. 주인공 서혜승 역의 김희선과 얽히며 정유진(진유희), 차석진(박훈)과 인간의 욕망에 관해 그려낸다.

전작인 드라마 '마인'에 이어 '블랙의 신부'까지 이현욱은 욕망을 추구하는 상류층 남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인간의 본능이 살아 숨 쉬는 이야기 속에서 이현욱의 장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배우 이현욱. 사진=넷플릭스

-첫 OTT 작품인 '블랙의 신부' 공개 후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8위에 올랐다.
"워낙 좋은 (한국) 작품이 많이 있어서, 덕분에 순위에 들어가게 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소재에 익숙한 분들도 있고, 새롭게 봐준 분들도 있다. 그런데, 외국 시청자에겐 신선했던 것 같다. 뿌듯할 따름이다."

-전작 '마인'에서도 욕망을 추구하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이형주를 연기하며 어떤 차별화를 꾀했나.
"욕망을 표출하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이번엔 컨트롤을 해야 했다. 예를 들어 어떤 감정을 느꼈을 때, 그 전엔 바로 반응을 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웠다. 드라이한 연기를 해야 했고, 많이 절제하면서 표현했다. 감정 표현에 있어 에너지 분배를 잘 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작품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결혼정보회사라는 소재가 신선했다. 그리고 내 캐릭터가 죽지 않는다.(웃음) 스마트한 캐릭터에 흥미가 갔다.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작품이다 보니, 해외 시청자에게 새롭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다."

-시청자 평은 호불호가 나뉜다.
"개인의 취향, 가치관 등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는 건 당연하다. 진부한 설정이리는 평도 다 보고 해주신 것이니 감사하다."

-이형주와 이현욱은 비슷한 면이 많나.
"감정 표현할 때 신중한 건 비슷하다. 다른 점은 다들 아시겠지만, 재력이다.(웃음)"
'블랙의 신부' 스틸. 사진=넷플릭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선배님들과는 호흡도 좋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어려운 점이 전혀 없었다. 다들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들이다. 김희선 선배와 자극적인 장면이 없었는데, '멜로 감정선이라고 해도 스킨십 없이 정서로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대화를 감독님과 나눴다. 난 그 방향이 좋았다. (박)훈이 형은 연극을 할 때 만났던, 좋아하는 형이다. 세 배우 모두 다 친했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 시간도 많이 보냈다. 훈이 형 같은 경우엔 친분이 있다 보니까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소재 때문에 어쩌면 또 다른 선입견을 가져다주기도 할 것 같은데, 평소 결혼정보회사에 관해 어떻게 생각했나.
"사람을 등급으로 나눈다는 것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연애를 하는 것보다 조건에 맞춰 결혼하는 걸 더 선호하는 분들도 많더라. 결혼정보회사에 관해 난 잘 모르겠다. 어렵다. 내가 조건이 안 돼서 그럴 수도 있다.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하위 등급이었다.(웃음)"

-재벌 역할이라 화려한 슈퍼카를 타고, 요트를 타는 장면도 있다.
"굉장히 불편했다. 내릴 때 잘못하면 발목이 꺾일 것 같았다. 겉으론 화려하지만, 그 속에 불편함이 있다. 달릴 수도 없다. 차의 성능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었다. 요트는 촬영 내내 운전을 했다. 10시간 정도 한 것 같다. 몰랐는데 등에 화상을 다 입었더라."
'블랙의 신부' 스틸. 사진=넷플릭스

-극 중 죽음을 맞지 않아서 굉장히 좋았던 듯하다.
"그건 재미로 말한 거다.(웃음) 작품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흥미다. 연기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가 1순위다. 안 죽으면 좋지만, 필요하면 죽어야 한다."

-홈쇼핑 홍보라는 색다른 이벤트도 있었다.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연기하는 사람들은 생방송이 낯설다. 그래서 긴장이 많이 됐다. 김희선 선배님이 에너지 넘치게 잘 이끌어줬다. 보시는 분들이 놀라고 신선하게 느끼셨을 것 같다. 생방송에 나가서 드라마를 판매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우리 작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홍보 시장에 새 길을 연 그런 느낌이었다."

-게임 회사 CEO이고 노출신도 있었는데, 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었나.
"자수성가 캐릭터이기 때문에, 외적으로는 소박하고 캐주얼하게 준비했다. 시계나 자동차 같은 것들에 포인트를 줬다. 고가의 의상은 지양했다. 제작발표회에서 감독님이 '(이현욱의 노출신을) 기대해 달라'고 했는데, 몸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근데 말이 좀 안 되지 않나. 돈도 많은데, 몸도 좋다니. 적당히 운동한 몸으로 만들려고 했다. 조각 같이 만들지는 않기로 했다."
배우 이현욱. 사진=넷플릭스

-이번 작품과 연기를 자평한다면.
"연기하면서 만족한 적은 없다. 앞으로도 평생 만족은 못 할 것 같다. 연기하는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일 거다."

-아이코닉한 스타, 김희선과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희선 선배님이 내가 이형주 역할을 맡아도 괜찮다고 했다는 걸 들었다. 꿈 같았다. TV에서 보던 선배님들과 연기하게 돼 신기하다. 전화가 오고,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장에서 만난 김희선은 어떤 선배였나.
"분위기 메이커였다. '저 정도 영향력을 가진 선배님이 후배를 이 정도로 배려해줄 수 있나'란 충격을 받았다. 날씨도 덥고 춥고 힘들었는데, 배려를 더 받을 수 있는데도 그런 것이 없었다. 후배들을 먼저 배려해줬다. 일단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잖나. 호흡이 좋을 수 있는 건 관계 덕분이다. 재미있게 장난도 치면서 배려도 많이 해줬다. 실제로도 누나-동생으로 지내고 있다.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유가 선배의 그런 장점 때문이라는 걸 느꼈다. 다른 배우들을 더 배려하는 걸 배웠다. 정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블랙의 신부' 스틸. 사진=넷플릭스

-시청자 입장에서 이 드라마를 본다면.
"작품을 할 때마다 시청자 입장으로 볼 수 없게 된다. 자꾸만 촬영 현장이 떠오른다. 보면서 분명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내 단점도 발견했다. 아쉬운 것들이 많았는데, 일단은 자연스럽게 시청할 수 있어서 좋았다. 평가는 개개인의 취향이다. 이런 드라마가 계속 봐진다는 것에 '괜찮구나'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나.
"예전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었다. 결혼은 남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같이 있었을 때 편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정서적 교류나 이야기하는 법이 잘 맞는 사람이면 오래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경제력도 중요하다. 친구가 '힘들면 짜증 난다'고 하더라.(웃음)"

배우 이현욱. 사진=넷플릭스
-배우, 사람 이현욱의 욕망은 무엇인가.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작품을 향한 욕망이 있다. 일인자가 되겠다거나 높은 자리에 올라가겠다는 욕망은 어릴 때 내려놓았다.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고,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 이현욱으로서는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그게 힘들다. 연기하면서 '내'가 없어지며 잃어버린 것들이 있다. 일상을 찾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 것 같다."

-차기작은 무엇인가.
"넷플릭스 '도적'과 티빙 '샤크2'를 촬영하고 있다. 자주 찾아뵐 것 같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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