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휴양지까지 갔는데 수영 한번 안 했습니다
[백종인 기자]
▲ 카탈리나섬이 대문 격인 아발론 항구 항구 마을인 아발론을 둘러싸고 있는 산은 보기에도 메말라 있다. |
ⓒ CHUNG JONGIN |
하지만 수평선 너머 배를 타고 나가면 이곳에도 섬이 있다. 이른바 '채널 제도'라 불리는 8개의 섬이다. 이중 엘에이 카운티에 속한 산타 카탈리나섬은 8개 섬 중 가장 넓고 채널 제도의 총인구 90%가 살고 있으며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거의 유일한 관광섬인 셈이다.
한국의 산과 섬을 누비며 걷다 4년 반 만에 엘에이로 돌아와 첫 번째 나들이 장소로 선택한 곳이 산타 카탈리나 섬이었다. 섬으로 출발하는 롱비치항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한여름에도 해양성 기후로 어느 정도 더위를 피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또한 얼마 전 보았던 영화 <Her>에서의 장면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바다가 아름답겠지만 물놀이에 대한 흥미도 기술도 경험도 없는 나로서는 두 다리만 믿고 그곳의 하이킹 코스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하이킹 하러 가는 섬
▲ 롱비차항의 앞바다 배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니 섬 대신 화물선들이 즐비해 서있는 것이 롱비치항이 미 서부의 물류 중심 항임을 말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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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정으로 약 한 시간 가량 태평양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바다는 눈부신 태양 빛을 받아 검푸르게 변해갔다. 고속정을 가득 채운 각양각색의 사람들은 무엇을 하러 섬으로 갈까? 적어도 우리처럼 산을 오르기 위해 가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 아발론 항구의 골목길 가든으로 가는 골목길로 접어드니 관광객들은 사라지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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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일이라기에는 너무 넓고 경사가 완만하여 말을 타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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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일에서 만난 쉼터 바다 쪽 길이 산등성이에 막히니 바람도 막히고 햇살은 더욱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반가운 쉼터를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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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 숲 한가운데 짙푸름을 과시하는 나무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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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계속 이어지고 지도에 나와 있는 Lone Tree가 멀리서 짙푸름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마을이 보여야 할 거 같은데… 이때, 우리가 가는 트레일 이름이 예정된 <Hermit Gulch Trail>이 아니라 <Trans Catalina Trail>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뭔가 잘못되었군. 길 맞은편 메마른 저수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다소 거칠게 포장된 길이 마을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 길로 몇 대의 트럭과 자동차가 지나갔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아발론 항구로 가려면 포장된 길을 따라가야 했다.
▲ 트레일에서 내려단 본 아발론 항구 빌딩만한 크루즈선이 떠 있고 수편선 멀리 희미하게 엘에이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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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우리의 트레일 여정은 세심한 준비와 날카로운 길눈 대신 튼튼한 다리가 해결해 주었다. 예정한 6km의 트레일 대신 10km를 걸었다. 돌아가는 배 시간까지 한창 여유가 있었으나 나이 탓인지 지친 다리 탓인지 물놀이는 물론이거니와 짚라인을 즐기거나 잠수함을 탈 생각이나 여력도 없었다. 그저 정박해 있는 요트 앞을 헤엄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켜는 것으로 만족했다.
▲ 아발론 항구를 메우고 있는 요트들 정박해 있는 요트 앞을 헤엄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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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당일치기 여행 팁: - 카탈리나 익스프레스: https://www.catalinaexpress.com/ - 섬을 즐기는 7가지 방법: https://www.catalinatours.com/blog/7-fun-things-to-do-on-a-day-trip-to-catalina/ - <Garden to Sky Loop Trail> 가는 방법: <Hermit Gulch Trail Campground>에서 출발하여 쉼터 도착(3km), 왼편의 Divide Road(1.3km)를 거쳐 <Garden to Sky Trail>로을 따라 Wrigley Memorial(2km)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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