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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못간 자이언트 스텝 약발 [추적자추기자]

추동훈 기자
입력 : 
2022-06-18 20:01:01
수정 : 
2022-06-18 21: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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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추기자] 미국이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며 시장에 큰 충격파를 일으켰습니다.

연준은 14~15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인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0.75~1.00%에서 1.5~1.75%로 75bp(0.75%포인트) 인상했는데요. '자이언트 스텝'은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으로 꺼지지 않는 고물가 공포를 잠재우기 위한 초강수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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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변동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제롬 파월 의장은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1분기 소폭 하락 후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고 인상 배경을 밝혔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5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며 고삐를 죈 바 있는데 이번 FOMC 회의에서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는 3.4%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지난 3월 추정치보다 1.5%포인트 상향된 수치인데요.

파월 의장은 "지금 상황에서 볼 때 7월 FOMC 회의 때 50bp 또는 75bp를 인상할 것"이라며 두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경제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놓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단 의미입니다.

미국은 지난 10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6% 급등하며 41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금리 인상 발표 직전 뉴욕증시가 연이틀 폭락하는 등 거시 경제 전반에 불안감이 퍼져나가면서 더욱 강경한 금리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에 Fed는 자이언트 스텝을 통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나가겠단 의지를 표명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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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의 4.3%에서 5.2%로 상향했습니다. 물가인상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음을 시인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2.8%에서 1.7%로 1.1%포인트 낮췄습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과 고물가로 인한 경제 성장 둔화가 확산될 것이란 뜻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지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75bp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당사는 두 차례의 75bp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9월에 50bp, 11월에 25bp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최종 금리 전망치는 3.25~3.5%로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발표 당일, 주가는 이에 호응했습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모처럼 나란히 상승한 것인데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46%, 1%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 역시 2.5% 급등하며 2거래일 연속 상승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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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폭 금리인상 단행에 따른 '안도 랠리'를 하루 만에 마치고 16일(현지시간) 급추락했다. /사진=박형기 기자
하지만 약발은 채 이틀을 가지 못했습니다. 발표 다음날인 16일 개장을 앞두고 3대 지수가 다시 일제히 하락하며 우려를 키운 것입니다. 이러한 조짐은 프리마켓에서부터 관측됐습니다. 2% 안팎의 하락을 보이던 뉴욕 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결국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결국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2.42%, S&P500은 3.25%, 나스닥은 4.08% 폭락하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3만 선이 결국 붕괴됐습니다. 나스닥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주가는 2020년 겨울 이후 가장 추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공포는 해소되지 않았고 리세션 우려는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연준이라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인데요.

대폭의 금리 인상은 당장 가계 부채에 큰 타격을 입힐 전망입니다. 각종 대출이자가 상승할 게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인데요. 당장 미국의 모기지 대출금리는 일주일 새 급등해 5%를 훌쩍 넘겼습니다. 또한 신용대출 등 가계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가계의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40년 만의 인플레이션과 20년 만의 자이언트 스텝, 과연 이번 하락장은 어디까지 가서야 멈출지 시장의 향방은 정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흐름으로 가는 분위기입니다.

[추동훈 뉴욕 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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