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스텝 공포' 코스피 2500선도 붕괴.."저점 예측 어려워"(종합)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입력 2022. 6. 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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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상 벗어난 美 물가 상승세
연준 0.75%p 금리인상 관측에 힘 실려
얼어붙은 투자심리..외국인, 연속 '팔자'
코스피가 1년 7개월 만에 2500선 아래로 떨어진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치며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다. 류영주 기자


시장 예상을 벗어난 미국의 물가 상승흐름으로 인해 향후 통화정책 강도마저 불확실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글로벌 충격파에 민감하게 반응해 코스피 지수는 1년 7개월 만에 2500선이 붕괴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섣불리 지수 하단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美 물가쇼크 여파…1년 7개월 만에 2500선 아래로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54포인트(0.46%) 내린 2492.97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2732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8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87억 원, 1947억 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종가 기준 지수가 25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2020년 11월13일(2493.87)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26% 하락한 2472.96으로 출발해 한 때 2457.39까지 내려간 뒤 회복을 시도했지만 2500선 탈환에는 실패했다. 지난 7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이 기간 하락폭은 약 6.7%에 달한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5.19포인트(0.63%) 떨어져 823.58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약 3조 1280억 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정점을 지났다'는 시장의 기존 기대에 역행하고, 이에 따라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넘어 0.75%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공포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달 FOMC는 당장 14~15일(현지시간)에 열리며, 그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16일 새벽에 발표될 예정이다. 연준 기류를 긴밀하게 보도해 온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이번주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달과 7월 '연속 빅스텝 인상'이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었는데, 그보다 더 강도 높은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연준의 6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힘을 싣는 시각은 96.8%에 달했다. 전날 76.8%로 우위를 점했던 빅스텝 확률은 3.2%로 쪼그라들었다. 자이언트스텝이 현실화 되면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상황과 관련해 "수급 주체들의 매수세도 실종된 만큼, 현 시점에서 코스피 지수 하단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미국 물가가 16개월째 예상치를 하회한 달이 없다는 건 현재의 물가 상황이 이코노미스트들이 생각하는 경험적, 혹은 이론적 범주를 넘어설 수 있는 예측이 어려운 독특한 국면임을 암시해준다"며 "코스피가 저평가 영역에 들어선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충분히 저평가 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우, 사상 처음 500p 이상 연속하락…글로벌 증시 '출렁'


스마트이미지 제공

우리 증시의 약세는 미국 뉴욕증시의 급락과도 맞물려 있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했는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마찬가지로 151.23포인트(3.88%)나 떨어져 3749.63으로 마감했다. 지난 1월 전고점(4796.56) 대비 2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이는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나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530.79포인트(4.68%)나 내려앉았다.

물가‧긴축 쇼크로 유럽 증시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날 대비 1.53%, 독일 DAX 지수는 2.43%, 프랑스 CAC 40 지수는 2.67%씩 각각 떨어졌다.

아시아에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도 14일 전장 대비 1.32% 떨어졌다. 다만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02% 올라 전날 하락분을 회복하며 선방했다.

한편 하루 전 15원 넘게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2.4원 오른 달러당 1286.4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292.5원까지 상승해 연고점을 경신한 환율은 외환당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상승폭을 점차 줄였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오전에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긴급 간부회의 자리에서 "전체 간부들은 소관 부문별 경제상황을 집중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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