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6·7월 연속 자이언트스텝 밟나..일각서 100bp 관측도

김정남 입력 2022. 6. 14. 14:06 수정 2022. 6. 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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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6월 FOMC 75bp 인상 기정사실화
7월까지 두번 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가차없이 해야"..일각서 100bp 인상론
'최악 인플레'..미 기대인플레 역대 최고
장단기 금리 역전..시장 패닉 길어질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안혜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994년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할 수 있다.”

CNN은 13일(현지시간) “연준이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는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시절인 1994년 11월 이후 28년 가까이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이례적이다. CNN은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밟는다면 인플레이션을 정말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이언트스텝 우려에 미국 증시가 급락한 데 이어 14일 한국 증시도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치며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을 하회한 것은 2020년 11월 13일(2493.87) 이후 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일부 회복됐다”면서 “다만 미국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면서 증시 회복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두번 연속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부상

미국 주요 언론들은 FOMC 시작을 하루 앞둔 이날 자이언트스텝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한 보도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새로운 자료들은 인플레이션이 당국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75bp 인상 여부를 최소한 논의는 할 것”이라고 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75bp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며 “시장을 놀라게 하는 걸 고려할 것이라고 썼다.

CNBC는 더 나아가 “75bp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NYT, WSJ 등이 이를 보도하자, CNBC는 더 강한 톤으로 사실상 자이언트스텝을 결단할 것이라고 전한 것이다. 월가는 연준 인사들이 FOMC를 목전에 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삼가야 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이런 소식들이 나온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는 기류다.

실제 그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 전망은 요동쳤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19분 현재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1.50~1.75%로, 다시 말해 0.75%~1.00%에서 75bp 올릴 것으로 보는 확률이 96.9%에 달했다. 지난 10일 기준 23.2%에서 70%포인트 이상 폭등한 것이다. 50bp 올리는 ‘빅스텝’ 확률은 3.1%에 불과했다. 페드워치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이 판단하는 통화정책 확률을 추산한 것이다.

투자회사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는데) 연준의 대처는 늦었다”며 “연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의 시선은 두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까지 가 있다. 페드워치를 보면, 연준이 7월 FOMC 때 금리를 2.25~2.50%로 인상할 확률은 82.3%로 나타났다. 6월과 7월 연속으로 75bp씩 올린다는 뜻이다. 근래 월가 일부에서 ‘인플레이션 정점론’까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속도다. 이날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 치솟으면서 10년물 국채금리를 역전한 것은 이같은 월가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전형적인 경기 침체의 신호다.

기대인플레 역대 최고…패닉 길어지나

아직 소수이기는 하지만 100bp를 올릴 수 있다는 일부의 예상도 있다고 폭스비즈니스는 전했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경기가 어려워진다고 해도 물가 폭등이 사그라질 때까지 가차없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시장에 공포 분위기가 만연한 와중에 이날 나온 기대인플레이션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소비자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올해 5월 6.6%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3월(6.6%)와 같은 수치로, 뉴욕 연은이 2013년 기대인플레이션 집계를 내놓은 이래 가장 높다. 사람들이 현재 물가 폭등 국면이 적어도 1년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는 의미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의 경우 3.9%로 전월과 같았다. 연준 통화정책은 추후 2~3년 중기 시계로 이뤄지는데, 중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0%)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끄는 미국부터 당분간 휘청일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투자전략가는 “우리는 정말로 위험 회피, 안전 자산 선호 분위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질수록 경기 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추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파란선)과 3년 기대인플레이션율(빨간선). (출처=뉴욕 연방준비은행)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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