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왼쪽부터 서난이, 이용우, 한정애 비대위원, 우상호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박재호, 김현정 비대위원.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왼쪽부터 서난이, 이용우, 한정애 비대위원, 우상호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박재호, 김현정 비대위원.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에 정도를 넘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 없이 군부독재적인 발상을 한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전례없는 경찰청장 후보군 면접은 참으로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 직속 후배이자 복심으로 꼽히는 이 장관의 취임 후 1호 지시는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설치였다"며 "이를 통해 장관 사무에 '치안'을 추가하고 민주화 이후 폐지된 경찰국을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청장 인선 후 치안정감을 교체했던 오랜 관행을 뒤집고 6명 전원을 물갈이했다"며 "독립 외청인 경찰청장 후보군 6명을 대상으로 사실상 면접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면접을 통과한 청장 후보자가 한동훈 법무부의 인사검증을 통해 확정된다면 이는 결국 인사권을 빌미로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온 국민이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경찰의 독립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경찰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시킨 것은 과거 경찰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권력을 오남용하며 국민을 탄압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윤석열 정부는 경찰권의 독립적, 중립적 행사라는 지난 30년 동안의 원칙을 허물며 경찰법 제정 정신에 역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경찰권까지 손에 거머쥐고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무력화시키고 싶더라도 지금의 행태는 정도를 한참 넘어섰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장관은 위험한 폭주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해철 전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일단 맞지 않는다"며 "현재 정부조직법에서 경찰에 대한 장관의 권한은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이 포괄적으로 있는 게 아니라 일부 청장 이상에 대한 인사제청권이나 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권한이 있는 것뿐인데 법을 개정하지 않고 권한을 확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전 장관은 "내용적으로도 경찰청이 외청으로 된 것은 역사적 이유가 있었다"며 "90년대 치안본부가 내무부 산하에 있어 여러가지 폐해가 나오니까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자는 뜻에서 독립시켰는데 그런 취지를 다 무시하는 것이어서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전경찰청장을 지낸 황운하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경찰 사무 관련 역사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잘 모르는 분들이 섣불리 경찰 조직을 장악하려다 보니까 이런 상식에 안 맞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례도 없는 일이고 치안에 관한 사무가 행안부 장관 사무에서 삭제된 역사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제21대 국회 전반기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는 경찰이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장악하고 통제하려고 한다니 군부독재적 발상이며 반민주주의적 행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