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강동원, 데뷔 20년 차에 찾은 마음의 여유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2. 6. 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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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강동원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과거엔 자신만을 보느라 주위를 살펴보지 못했다. 하지만 20년을 한곳만 바라보며 달린 덕일까, 이젠 마음에 여유가 생겨 남을 먼저 생각하는 연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배우 강동원을 만나봤다.

8일 개봉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제작 영화사 집)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

강동원은 지난 2020년 7월 팬데믹의 시작과 함께 영화 '반도'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엔 팬데믹의 끄트머리에서 '브로커'를 개봉하게 됐다. 팬데믹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며 영화계의 희비를 모두 봐온 강동원은 "일단 팬데믹 이후로 개봉하니 기분은 좋다. 관객분들이 극장에 돌아오고 계시지 않냐. 영화인들 사이에 '과연 관객들이 돌아올까'라는 걱정이 있던 게 사실인데, 돌아올 거라 확신한 입장에서 영화계가 잘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 좋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이니 다들 극장에 한 번씩 오셔서 즐겁게 관람하시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강동원은 '브로커'의 제작 단계부터 함께해왔던 배우 중 하나이기에 의미가 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기획 초기 캐스팅된 뒤 제작과 배급 단계에도 함께했던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 제작사를 소개해 준 것은 물론, 로케이션 헌팅도 함께 하고 싶었으나 촬영으로 외국에 있던 탓에 그러지 못했단다.

강동원은 이토록 '브로커'에 애정을 쏟은 이유에 대해 "그저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 또 아무래도 중간에 있다 보니 책임지고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그렇게 계속 제작·배급 일에 엮였지만 무척 좋은 경험이었다. 초기 단계부터 얘기하고 제작 단계까지 함께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무척 재밌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땠을까. 그는 "감독님의 특징이 있다면 테이크를 많이 안 가신다. 특히 내 신의 경우 클로즈업이 거의 없었고 한두 테이크로 모든 촬영이 끝났다. 깡통 차면서 친구와 대화하는 신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 신도 한 테이크로 끝났고, 관람차 신의 경우도 내 쪽과 이지은 배우 쪽 두 테이크로 끝이 났다. 그렇다 보니 동호를 연기함에 있어 특별한 어려움도 없었다. 장르 영화가 아닌 만큼 그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하면 됐다. 보육원 친구들을 직접 만나며 느낀 마음을 그대로만 전달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감독이기에 소통의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물음엔 "문화 차이가 물론 있긴 있었는데 바로 수용하시고 신을 바꾸곤 하셨다"고 답하며 "아무래도 사회가 다르다 보니 문화 차이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지 않냐. 그때 '이건 좀 한국에서 말이 안 된다'고 설명드리면 바로 바꾸셨다. 덕분에 한국 사회에 맞춰서 거의 모든 신이 나왔다"고 전했다.


극중 강동원이 연기한 동수는 상현(송강호)과 함께 베이비 박스에서 아이를 빼돌려 판매하는 '브로커'이지만, 한편으로는 보육원 출신인 만큼 아이들이 진정으로 좋은 곳에 가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강동원은 자신이 연기한 동수에 대해 "보육원 출신이고 버림을 받은 경험이 있는 친구다. 그렇기에 '아이는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하는 일이 그렇게 나쁜 일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게 보육원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라 생각하는 친구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 동수를 이해하기 위해 실제로 보육원 출신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라는 그는 "물어보니 실제로 입양을 가길 원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더라. 보육원 쪽으로 차가 오면 혹시 자신을 데리러 가는 차가 아닐까 쫓아오기도 한다더라. 나이가 조금 있으신 보육원 출신 분들에게는 '부모님이 보고 싶을 때가 있냐'라는 질문을 건넸었는데, 그리운 감정은 조금씩 없어지지만 죽기 전에 한 번쯤은 봤으면 좋겠다고 답변하시더라. 그 두 가지 감정을 동수의 감정 베이스로 잡고 갔다. 추가적인 부분에 대해선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며 동수를 그려나갔다"라고 말했다.

강동원은 연기하며 가장 초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예전엔 내가 뭘 해야 할지만 생각했다면 이번엔 남의 연기를 더 빛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라는 그는 "관람차 신 역시 내 목표는 하나였다. 지은 씨의 연기가 빛날 수 있게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 물론 예전에도 남을 빛나게 하는 연기를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요즘은 여유가 생겨 시야가 넓어진 듯한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강동원은 "과거에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책임감도 막중하다 보니 나만 보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부담감이 많이 없어졌다"면서 "다만 여유가 언제부터 생긴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옛날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불안하기만 했는데 어느새 사람들과 여유롭게 소통하게 됐다. 또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단 자연스레 나가서 술을 먹거나 길가를 다닐 줄도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데뷔 20년 만에 마음의 여유를 찾는 데 성공한 강동원이지만 여기서 안주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계속해 새로운 것, 색다른 것에 도전하며 스스로에게 자극을 줄 계획이라는 그다.

"첫 할리우드 작품을 준비 중에 있어요. 남의 언어로 연기하는 만큼 부담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큰 도전으로 느껴져 재밌기도 해요. 아마 촬영이 진행될수록 이 부담감은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 ENM]

강동원 |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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