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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희극인' 송해, 최고령 가수이기도…"따듯한 목소리"

등록 2022.06.08 1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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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가요 모음집 참여

1970년대 만담 트랙 섞인 '노래와 코메듸'도 인기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가요 모음집 여러장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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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뜨거워서 싫어요', 송해가 가수로서 처음 참여한 음반. 2022.06.08.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뜨거워서 싫어요', 송해가 가수로서 처음 참여한 음반. 2022.06.08.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8일 95세를 일기로 별세한 '국민 MC' 송해는 가수로서도 큰 활약했다.

지난 34년 간 KBS 1TV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쇼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초대 가수들과 두터운 친분을 나누며 특히 트로트 업계에 영향을 끼쳤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 직전까지 북한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이 덕분에 '전국노래자랑'에서 종종 노래 실력을 뽐낼 때마다, 노련하고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였다.

1951년 혈혈단신으로 월남해 군 복무 뒤 1955년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먼저 데뷔했다.

1960·70년대 라디오와 TV에서 차진 입담을 통해 코미디언으로 맹활약하던 그는 1967년 김상희의 '뜨거워서 싫어요'와 배호의 '남강의 비가'를 표제작으로 내세운 가요 모음집에 참여하며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간다. 송해는 이 음반에서 '노총각 맘보'와 '피양체네'(평양처녀의 평안도 사투리)를 불렀다.



[서울=뉴시스] 이순주·송해 '노래와 코메듸' 1집. 2021.04.06.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순주·송해 '노래와 코메듸' 1집. 2021.04.06.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또 1970년대에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웃음의 파노라마'와 '싱글 벙글쇼'에서 지난해 별세한 코미디언 이순주(1945~2022)와 찰떡궁합의 콤비 플레이를 과시하며, 당시 뮤직비디오 격인 '문화영화' 여러 편에서 호흡을 맞췄다.

송해는 이순주와 함께 '노래와 코메듸'라는 타이틀로 여러 장의 컴필레이션 앨범도 냈다. 두 사람의 만담 트랙과 노래 트랙이 번갈아가며 있는 앨범이다. 만담은 곡을 소개하는 용도이기도 했다. 예컨대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이 흘러나오기 전에 '응용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당시 서민들이 '노래와 코메듸'를 듣고 웃으면서 팍팍한 삶을 견뎌냈다.

1980년에 '짝사랑', '울고 넘는 박달재' 등 평소 애창하던 노래를 모아 부른 음반 '송해의 가요산책'을 내놓았다. 1987년에도 '백마야 우지 마라' '애수의 소야곡' 등 1세대 대중가요를 모아 '송해 옛 노래 1집'이라는 타이틀도 발매했다.

[서울=뉴시스] '송해의 가요산책'. 2022.06.08.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해의 가요산책'. 2022.06.08.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03년과 2006년에도 앨범 '애창가요 모음집 송해쏭'을 선보였다.

여든이 넘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엔 '나팔꽃 인생 60년- 송해 빅쇼'라는 전국 투어 공연도 진행했다. 2년간 18개 지역에서 40회의 공연을 펼쳤는데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2015년에 신곡 '유랑 청춘'을, 이듬해 '내 인생 딩동댕'을 발매했다. 아흔살을 넘긴 2018년 7월 '딴따라'를 내며 국내 최고령 음반 취입 기록을 세웠고,  또 지난 2019년 11월 발표한 '내 고향 갈 때까지'로 자신의 기록을 또 경신했다.

대표곡은 '나팔꽃 인생'(작사 김병걸 작사, 작곡 신대성)으로 서울 종로 송해길에 세워져 있는 송해 동상에도 이 노랫말이 새겨져 있다.

[서울=뉴시스] 송해길 '나팔꽃 인생'. 2022.06.08.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해길 '나팔꽃 인생'. 2022.06.08. (사진 =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숙, 태진아, 송대관, 설운도 등 수많은 트로트 스타 후배 가수들이 친부처럼 따랐다. 박상철, 임영웅, 송가인, 이찬원, 정동원 등은 스타가 되기 전 '전국노래자랑'을 거치며 가수로서 꿈을 키웠다.

송가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제일 먼저 재능을 알아봐주시고 이끌어 주신 선생님. 잘 되고 나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주시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다.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세요"라고 추모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국민 MC' 송해 선생과 함께 무대에 서지 않은 대한민국 가수가 없고, 또한 선생의 무대에서 불려지지 않은 노래가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국민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면서 "송해 선생의 노래엔 서민적인 소탈함 못지않게 특유의 따듯함이 있어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을 가졌다. 송해 선생이 있었기에 국민들이 어려웠던 시절에 잠시나마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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