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갭투기' 혈통?..김승희 딸도 할머니 소유 아파트 갭으로 샀다

채종원,최예빈,이희조 2022. 5. 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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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1억원으로 서울 상도동 30평대 아파트 취득
강병원 민주당 의원 "자금 '부모찬스' 의혹 해명 필요"
金 모친은 남양주 벌판에 주소 등록 후 서울 집 구입 의혹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매경DB]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세종시 아파트를 실거주 하지 않고 갭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김 후보자의 딸도 후보자의 모친이 소유한 서울 아파트를 갭투기로 매입한 뒤 실제 거주 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및 20대 국회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재산공개 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 후보자의 장녀는 2019년 3월 4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112㎡(34평) 크기의 A아파트를 4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단지 내 동일 평수의 아파트는 지난해 8월 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딸은 이 아파트 매입 직후인 같은해 3월 15일 3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전세 보증금 3억 6000만원은 김 후보자의 재산공개 내역에 딸의 채무로 잡혀 있다

즉 딸은 1억원으로 A아파트를 갭투자 방식으로 취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강 의원 측은 1억원 자금 마련 과정에 이른바 '부모찬스' 의혹을 제기한다.

김 후보자는 2015년 식약처장에 임명된 후 2020년 20대 의원 임기를 마칠 때까지 매년 재산내역을 신고했다. 이 기간 딸이 보유한 예금액은 3000만원~7000만원 정도였다.

특히 아파트 매입 전후를 보면 2019년 재산공개 때 딸은 6900여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1년 뒤 아파트 소유가 새롭게 반영된 재산공개 내역에선 딸의 예금액이 1624만원으로 줄었다. 1년 동안 5000여만원이 감소했는데, 이를 갭투자 비용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강 의원 측은 1억원 중 부족한 금액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김 후보자와 배우자의 예금액을 더하면 8~9억원 정도라 일정 금액을 딸에게 증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성인의 경우 5000만원까지는 증여세가 면제된다.

딸이 매입한 A아파트의 원소유주가 김 후보자의 어머니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즉 할머니 소유의 집을 손녀가 갭투자로 샀다.

김 후보자의 모친은 A아파트를 취득할 당시에도 수상한 점이 있다. A아파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모친은 2009년 8월 18일 4억6000만원에 이 아파트를 샀다.

당시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모친의 주소지가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 000-0 번지'로 돼 있다. 이곳의 지목은 '잡종지'(농사를 짓는 데 쓰이는 땅이 아니라 건물을 짓거나 도로를 낼 수 있는 땅)다. 현재 지도 어플리케이션에 올라와 있는 이 땅의 현장 사진을 보면 주변에 밭이 있는 벌판에 컨테이너 형태의 건물만 있다.

김 후보자는 이 땅을 2015년 처음 재산 공개 내역엔 포함시켰다가 그 다음해부터 '타인부양'을 이유로 모친 재산의 고지를 거부했다. 13년 전 A아파트 매입 당시 모친이 이 곳에 실제 거주했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으로 주소지만 이 곳으로 이전해 둔 것인지도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모친은 2015년에 A아파트와 인접한 곳에 B아파트를 추가로 소유하고 있었고, 당시 두 아파트 모두 전세를 주고 있었다.

강 의원은 "김 후보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투기에 동원한 갭투기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사 구분이 엄격해야 할 고위공직에 임명되기엔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이날 "2019년 당시 후보자 모친이 생활비 등 현금이 필요해 후보자의 딸이 당시 시세대로 구매를 하고 전세를 준 것"이라며 "관련된 세금도 모두 적법하게 납부한 정상적인 거래로 갭투자 등의 목적으로 볼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채종원 기자 / 최예빈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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