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가정의 반복되는 비극…6세 아들 안고 투신한 母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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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회적 지원 확대 필요” 목소리
발달장애인과 가족 550여 명이 4월19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1박2일 집중 결의대회'에서 단체 삭발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발달장애인과 가족 550여 명이 4월19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1박2일 집중 결의대회'에서 단체 삭발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를 앓던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발달장애 가정의 반복되는 비극에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0분께 성동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40대 A씨와 6세 아들이 추락한 채 발견됐다. 경비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이들 모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두 사람은 모두 숨졌다. 당시 함께 살던 다른 가족은 외출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달장애 가정의 비극은 이들 모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2월에는 50대 여성이 발달장애를 앓는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홀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경기도 수원에서 홀로 아들을 키워오던 40대 여성이 초등학교 입학식 당일 자신의 8살 아들을 질식시켜 숨지게 했다. 구속된 모친은 아들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모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반지하 월세방에 거주해왔고, 모친은 양육 부담과 생활고를 겪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최근에도 경기도 시흥에서 발달장애 20대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모친이 재판에 넘겨졌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의 비극적 사건이 계속되면서 국가·사회적 관심과 실질적인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15일 간 단식농성을 이어오며 윤석열 정부에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정의 문제는 사회적, 국가적 사안이며 이에 따른 전향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 중 발달장애인 복지 정책에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모델 확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확충 ▲4차 산업, 공공부문 등에서의 적합직무모델 개발과 일자리 지원 ▲활동지원서비스 제도적 사각지대 해소 등이 포함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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