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하 중심 초거대 블랙홀 포착.. 태양보다 질량 400만배 커

유지한 기자 2022. 5. 1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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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천문연

우리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 공동 연구진은 12일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Sgr A*) 영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에 12일 게재됐다. 앞서 EHT 연구진은 2019년 처녀자리 은하단의 한가운데에 있는 M87 블랙홀을 관측해 공개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은 M87에 이어 EHT 팀이 촬영한 두 번째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중력이 워낙 강해 주변의 시공간(時空間)을 휘게 한다. 연구진이 촬영한 영상은 블랙홀 자체가 아니라 그 주변을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고 있는 물질에서 나온 빛이다.

◇2019년보다 2000분의1 가까운 블랙홀 관측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2만7000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으며, 질량이 태양보다 약 400만 배 크다. 태양계로부터의 거리가 M87 블랙홀과 비교해 2000분의 1 정도로 가까워 블랙홀 연구의 유력한 대상이다. 그러나 M87보다 1500배 이상 질량이 작아, 블랙홀 주변의 가스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영상이 심한 산란 효과를 겪어 M87보다 관측이 어려웠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블랙홀은 거리가 멀어도 크기가 크면 오히려 관측하기가 더 쉽다”라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인류가 직접 관측한 블랙홀 중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라고 말했다.

EHT 과학이사회의 공동 위원장인 세라 마르코프는 “궁수자리 A 블랙홀과 M87 블랙홀은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이는데,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것”이라 말했다.

◇300명 넘는 연구진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

이 연구를 위해 세계 80개 기관, 300명이 넘는 EHT 연구진들이 참여했다. 특히 대규모 블랙홀 관측자료를 처리하기 위해 수퍼컴퓨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동시에 블랙홀에 대한 다량의 영상을 재현해 이를 비교하는 모의실험을 5년간 끊임없이 진행했다.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 끝에 연구진은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인 블랙홀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EHT 연구진은 “은하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이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의 정밀한 검증 등 새로운 결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조일제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연구소 박사는 “머지않아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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