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10년 만에 구글글래스 꺼내든 이유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입력 2022. 5. 12. 08:35 수정 2022. 5. 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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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말미에 AR글래스 공개
안경 착용하면 눈 앞에 자막이 나타나
2012년 구글 I/O서 구글 글래스 공개 10년만
멀티서치, 이머시브 뷰 등 AR 기술 폭넓게 채택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의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구글
[서울경제]

픽셀워치를 비롯해 픽셀태블릿 등 하드웨어 기기 기반의 픽셀 생태계 구축을 선언한 구글의 또 다른 승부처는 증강현실(AR) 기술이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에서 두 시간 넘게 진행된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 기조연설 끝에는 한 편의 영상이 공개됐다. 언뜻 기조연설을 마무리 하는 영상으로 여겨졌지만 영상 속에는 영어를 하지 못하는 중국인 여성이 AR글래스를 쓰고 영어 대화를 이해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가 AR글래스를 쓰자 시야 너머에 번역된 중국어가 자막처럼 나타났기 떄문이다. 이어 수화를 쓰는 이의 대화 역시 AR글래스를 통해 타인에게 번역돼 전달되는 장면이 연출됐다. 2012년 구글 I/O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던 구글 글래스가 10년 만에 새로운 기능과 함께 소개되는 순간이었다. 구글은 AR글래스의 상용화 시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AR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앞을 바라보면 컴퓨팅 기술에 있어 모든 분야를 더욱 깊게 확장시켜줄 새로운 개척지는 AR 기술”이라며 “실제 세계를 뺏어가는 게 아니라 실제 세계를 폭넓게 발전시키기 위한 기술이 중요한데 AR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 말미에 던진 이 같은 말은 앞으로 구글이 하드웨어와 이를 바탕으로 활용할 수 있는 AR 기술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날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 인공지능(AI), 구글 어시스턴트, 지도, 프라이버시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업데이트된 기술을 발표한 와중에도 상당수가 AR 기술을 바탕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구글

“언어 능력 없어도 돼” 검색의 진화

구글이 검색 분야에서 지난 달 새롭게 내놓은 ‘멀티 서치’ 기능은 구글의 검색 엔진 머신러닝이 학습한 이미지를 바탕으로도 검색을 쉽게 했다. 이어 새롭게 소개하는 ‘내 근처(near me)’ 검색 기능은 이를 이용자가 있는 지역의 정보와 결합해냈다. 발표에서 소개된 사례로는 우리나라 음식인 잡채를 먹고 싶은 이용자가 이 음식이 무엇인지 모를 때 이미지로만 검색을 해서 근처에 잡채를 파는 식당을 찾아주는 기능이었다. 또 검색 기능에 추가된 ‘장면 탐색(Scene exploration)’ 기능의 경우 특정 실물을 찍으면 검색 결과를 그 실물 위에 바로 띄워준다. 마켓의 매대에서 초콜릿을 찾을 때 ‘견과류 없음', ‘다크 초콜릿’, ‘평점 높음’ 등 키워드를 넣고 매대를 사진으로 찍으면 AR기술을 이용해 눈앞에서 가장 적합한 검색 결과가 해당 초콜릿 위에 평점과 함께 나타난다. 점점 검색을 위해 언어를 효과적으로 구사하지 않고도, 또 텍스트화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멀티 서치를 이용해 이용자들이 원하는 검색 결과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는 것이다. 구글 측은 “당신의 세계를 탐색하라”며 “어떤 방법이든, 어디서든 가능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구글

지도와 AR 본격적으로 만난다

이날 AR 기술을 대폭 선보인 분야는 구글 지도다. 새롭게 도입된 ‘몰입형 뷰(Immersive View)’를 이용해 특정 지역을 검색할 경우 그 지역을 중심으로 한 360도의 뷰가 펼쳐진다. 단면적인 이미지에 제약 받지 않고 끊김 없는 뷰를 확인할 수 있다. 피차이 구글 CEO는 “런던의 빅벤을 예로 들어보면 주변의 교통량을 비롯해 날씨 상태까지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식당을 검색할 경우 내부에 드론이 식당 내부에서 찍은 것 같은 뷰를 통해 실내 구조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피차이 CEO는 “그간 구글은 다방면으로 AR 기술에 투자해왔고 구글 광고부터 멀티 서치, 씬 탐색, 이머시브 뷰 같은 제품들이 그 결과”라며 “앞으로 AR 기술을 통해 현실 세계가 더욱 어마어마하게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R 기술에 힘쓰는 곳은 구글만이 아니다. 앞서 메타(옛 페이스북)이 지난 해 10월 메타버스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기로 선언한 바 있고 AR 헤드셋인 ‘오큘러스 퀘스트’ 시리즈를 발전시키고 있다. 또 AR 기반 글래스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애플 역시 조만간 AR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구글 또한 본격적인 참전 의사를 밝히면서 이미 새로운 경쟁 구도가 AR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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