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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에 멸종위기 토종 돌고래 발견…신공항 재고해야"

중앙일보

입력

상괭이. 중앙포토

상괭이. 중앙포토

신공항 건설 예정지인 부산 가덕도에 토종 돌고래와 거머리말 등 보호 동물이 서식한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신공항 건설부지 상공엔 이틀간 갈매기 등의 대형조류 수천 마리가 비행했다.

드론으로 봤더니 멸종위기종 출현

9일 환경운동연합은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가덕도 해양·조류·육상·역사유적 생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덕도 인근만을 대상으로 한 자연생태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팀은 지난해 4~9월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을 토대로 가덕도 연안에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가 65개체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상괭이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으로, 남은 개체가 주로 우리나라에 서식한다. 해양생태계법에서도 법적 보호종으로 지정돼있다. 올해 4월 5~6일에 실시한 중점조사에서도 가덕도 남쪽에서만 상괭이가 총 127회 출현했다.

가덕도 북쪽 해안에선 축구장 1개 크기인 거머리말의 서식지도 발견됐다. 해수면 아래에 사는 식물인 거머리말 역시 법적 보호종으로 등록돼있다. 류종성 환경연합 가덕생태조사단장은 "가덕도 바다에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와 잘피가 자생하고 있다. 신공항이 들어선다면 법적 보호종의 생존에 위협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활주로 상공, 이틀간 철새 6400마리"

환경운동연합은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예정구역 상공을 지나는 철새가 이틀간 6400마리에 달했다고도 지적했다. 조사팀은 지난해 9월 12일과 지난 3월 25일 관찰 결과, 13종에 달하는 맹금류 2610마리와 갈매기, 까마귀 등 기타 대형 조류 1922마리가 신공항 부지 상공을 날았다. 특히 이들 중 약 43%가 새와 비행기와 부딪히는 사고(버드 스트라이크)가 빈번한 지상 300m 높이로 날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중앙포토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중앙포토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부산시가 가덕도 자연환경조사 결과를 왜곡하고 있다고도 했다. 부산시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제2차 부산 자연환경조사보고서가 가덕공항특별법이 논의되던 2020년 10월에 수정됐다는 주장이다. 수정된 보고서엔 14쪽 분량의 생태계 및 멸종위기 동식물 내용이 축소되거나 사라졌다고 한다. 최근 환경단체의 항의로 보고서는 다시 원본으로 바뀌었다.

류종성 단장은 "특별법으로 급하게 추진된 가덕도 신공항은 안전성과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최소한의 생태계 조사라도 천천히 다시 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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