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구단에 농락 당하는 KOVO...KB손보 지명 용병팀의 거짓말에 속다니...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한국배구연맹(KOVO)이 일개 유럽 구단에 농락을 당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KOVO가 올 시즌 남자부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니콜라 멜라냑의 소속구단인 세르비아 OK 레드스타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마이데일리는 지난 4일 니콜라 멜라냑의 에이전트가 KOVO의 트라이아웃에 참가시 제출한 FA확인서가 ‘허위정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데일리는 한국시간 지난 3일 밤, 이 서류가 진본인지 해당 구단에 이메일로 보냈다. 4일 오후에는 영국 유주정 통신원이 직접 구단 직원과 통화를 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그 직원의 대답은 "진본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은 “2시간전 공식적인 답변을 한국연명에 보냈다(I sent an official answer to Korean federation two hours ago)”고 알려줬다.

4일 밤 연맹에 이 사실을 알렸고 5일 오전에서야 KOVO로부터 "답변이 온것은 사실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KOVO는“해당구단으로부터 마이데일리의 취재와 같이 FA 확인서는 진본이다. 다만 날짜의 오류가 있었다. 2021년 3월15일이 아니라 2022년 3월15일이다라고 했다”는 것이 KOVO의 설명이다. 공식문서에 연도가 틀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믿을 수 밖에 없다. KOVO도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그 서류에 사인을 한 사람이 있다. 단장 필립 선튜릭(FILIP SUNTURLIC)이다. 세르비아에서 유명한 농구선수 출신이다. 선튜릭이 지난 해인 2021년 3월15일자로 서류를 작성해서 사인을 했다. 그런데 구단은 연도에 오류가 있었다며 '2022년'이라고 정정했다.

선튜릭을 구글링하면 유명인사다보니 위키피디아에 자세히 나온다. 위키피디아에 들어가서 보면 선튜릭은 ‘지난해 12월31일’ 임기가 만료돼 구단을 떠났다고 되어있다. OK 레드스타가 KOVO에 거짓 답변을 보낸 것이다. 여기까지는 KOVO는 믿을 수밖에 없다.

혹시 위키피디아는 오픈 백과사전이기에 잘못 업로드할 수 있다. 하지만 OK레드스타 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지난 해 12월 29일자에 떠나는 단장 선튜릭을 위한 퇴임식 기사가 있다.

구단은 이렇게 적었다(세르비아어를 구글 번역기를 돌렸다). 제목은 ‘KK 크르베나 즈베즈다 MTS(Crvena zvezda mts, OK 레드스타)의 관리 변경 사항’이다.

그 내용에 “현재 클럽의 제너럴 디렉터인 선튜릭이 2022년 1월 1일부터 그 기능을 멈추게 된 것을 알린다(KK Crvena zvezda mts informs the sports public that the current general director of the Club, Filip Sunturlić, will stop performing that function from January 1, 2022)

이어 ”구단은 이 기회를 통해 선튜릭이 KK에서 10년 동안 클럽을 현대화하고 개선하는 데 투자한 노력뿐만 아니라 그의 큰 헌신과 전문 지식에 감사드린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는 마케팅 이사로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는 제너럴 디렉터로 일했다.

OK레드스타의 해명을 그대로 믿는다면 '2022년 3월15일'에 사인을 한 선튜릭은 회사를 그만둔 상태이다. 퇴임한 단장이 구단의 공식 서류에 사인을 해서 발급했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다보니 앞뒤가 맞지 않은 답변을 했고 KOVO는 그것을 믿었다.

아마도 구단은 또 거짓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구단은 이 기사를 볼 수 없지만 한국 에이전트가 구단에 연락해서 말을 맞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단은 이렇게 답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KOVO에 제출한 그 서류(위조 서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이제보니 지난 해 선튜릭이 발급한 게 맞다“면서 ”멜라냑을 한국에 보낼 것이다. 원래 계약서에 바이아웃 조항이 있고 선수가 한국행을 원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도 다음 기사에서 이야기하겠다. 기자가 한 시간 정도면 찾을 수 있는 기본적인 사항조차도 KOVO는 세르비아 구단의 거짓 답변만 믿고 FA서류가 진본임을 인정했다.

그 서류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검증을 해야할 곳은 기자도 아니고 OK 레드스타도 아니고 KOVO인데도 말이다. 정말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참고로 2002년에 단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배구 선수 출신인 니콜라 로시치이다. 세르비아의 남자국가대표팀 출신의 레전드이다.

[지난해 말 퇴임식장의 선튜릭 단장. 거짓 가능성이 높은 멜라냑의 FA확인서. 구단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현 단장. 사진=OK레드스타 홈페이지]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