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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스텝' 두번 밟으면 7월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한은 연내 4차례 추가 인상 불가피

■좁혀진 한미 금리 격차

자본 유출·원화약세 등 충격 우려

0.25%P씩 인상땐 연말 2.50%

美도 4~5번 올리면 최대 2.7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 기자단 상견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미국이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의 시작을 알리는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의 첫발을 떼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지게 됐다. 미국 중앙은행이 두세 차례의 추가 빅스텝을 예고한 만큼 우리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지 않을 경우 이르면 7월 한미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수준이 한국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자본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 등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해 한은이 이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 달 연속 금리 인상 결정에 이어 하반기 두세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4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이 추가로 빅스텝을 두 번만 밟으면 당장 7월부터 양국 금리가 역전되는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직후 “향후 두어 번 더 0.5%포인트 인상을 검토하겠다”며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예고한 만큼 한미 금리 역전은 이제 시간문제가 됐다.

문제는 한미 금리가 역전되거나 근접하게 좁혀질 경우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과 주식시장 급락,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보다 높은 금리를 쫓아 이동하는 국제 자본의 특성상 한국의 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낮아지면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이론적으로 한국에 대한 자본 투자가 줄고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라며 “결국 우리도 금리를 올려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들도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고 한은 관계 부서에서는 “미 연준이 여러 차례 빅스텝을 단행해 한미 금리 차가 빠르게 축소되거나 역전될 경우 주식 자금 및 민간 채권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 유출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가뜩이나 고공 행진 중인 물가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경우 원화 절하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4.8%나 뛰어오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향후 1년의 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9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임금 인상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분기 물가 상승률이 5%대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6%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여건을 고려해 한은이 이달 26일 금통위에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물가가 4%를 넘어서면서 물가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달과 7월·11월 등 세 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을 통해 연말 기준금리가 2.25%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한은이 이달을 포함해 추가로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 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한미 금리 역전에 대비해 한미 통화 스와프 등 다양한 환율 안정책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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