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조국 다큐 "날 견제할 후보 판단..싹 자르자는 것"
1일 전주 완산구 고사동 2000석 규모 상영관 ‘전주돔’이 꽉 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감독 이승준)이 개막 나흘째를 맞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오는 25일 극장 개봉을 예정한 이 영화의 최초 공개이자, 영화제 기간 단 한 차례 상영이다. 다큐를 연출한 이승준 감독, 제작자로 나선 진모영 감독 등 제작진이 상영 전 무대에 오르자 관중석에선 지지자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다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연출자로 이름난 진모영 감독은 “1년여간 숨죽여서 비공개로 이 영화를 제작했다”면서 “많이 걱정해주셨지만 2019년부터 대한민국 가장 이슈가 됐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이야기를 저희 다큐멘터리스트들은 지나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승준 감독은 세월호 참사 다큐 ‘부재의 기억’으로 2020년 한국 최초 아카데미 단편다큐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검찰의 마음, 언론의 마음, 그때 그 현장에서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분들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말하다 울컥하자 일부 관객들은 “울지마!”라 응원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이 영화가 조국 전 장관과 그를 지켜보며 힘들어하신 분들, 고통스러운 기억을 함께 나누신 출연자분들 모두에게 큰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욕심내본다”고 말을 맺었다.
조국 "견제할 정치 후보로 판단한 것 같다, 싹을 자르자는 것"
다큐에는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기수로 나선 뒤 검찰‧야당의 정치 공세가 본격화했다는 입장이 두드러진다. 다큐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은 “신뢰 있는 정치부 기자들이 저한테 알려준 것”이라며 “(당시 야당이 저를) 반드시 견제해야 할 정치 후보로 판단한 것 같다. 싹을 자르자는 것”이란 말도 했다.
다큐PD "오해·곡해 넘쳐나는 시점에서 다큐로 질문 던지려"
이 영화를 함께 만든 감병석 프로듀서는 이날 상영 전 무대인사에서 “오해와 곡해가 넘쳐나는 시점에서 지난 3년 전 조 장관님이 지명되고 사퇴까지 어떤 일이 있었고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문을 던지자는 의미에서 만들었다”는 제작 의도를 밝혔다.
이날 상영에는 한때 조국 전 장관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결국 직접 참석하진 않았다. 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상영이 알려진 후 보수단체 관람 문의도 있었다. 그래선지 상영장 앞에 이례적으로 소규모 이동경찰서가 마련돼있었지만, 실제 별다른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영화제 측은 이 다큐에 대한 초청 이유는 함구했다. 다만, 지난 3월 31일 개최 기자회견부터 개막식까지 “영화는 표현의 자유다”(김승수 조직위원장‧전주시장) “영화의 경계를 질문, 사회 통념에 도전하는 영화를 계속 지원하겠다”(이준동 집행위원장)는 등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거듭 내놨다.
‘그대가 조국’ 제작사 켈빈클라인프로젝트가 지난달 25일 시사회 개최를 위해 시작한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은 오픈 3시간 만에 목표액 5000만원을 달성했다. 1일 오후까지 모금액은 목표액의 2729%인 13억6472만원에 달한다. 이 다큐에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한 양희 작가는 “상영관 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하다 펀딩을 시작했다”면서 “후원금이 모이면 극장에 이 영화를 이렇게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전주=나원정기자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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