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美 이어 중국 북핵대표도 방한…북한 발 '핵위협' 속 메시지에 주목

내달 3일 한중 북핵 수석 협의… 韓, 북핵 문제 '해결' 中 역할 요구할 듯
전문가 "中, 韓 입장 경청보다 '尹 대북 강경책 안 된다' 말할 가능성"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2022-04-30 09:00 송고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 위협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전격 방한한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큰 중국의 메시지가 주목된다.
류 대표는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방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3일에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중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중 북핵 수석대표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연이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 언급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비서는 이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북한)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핵무기 선제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열병식에 참석한 군 지휘관들을 노동당 본부청사로 불러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되고 가증되는 핵 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철저히 제압 분쇄해야 한다"라며 핵능력 강화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며 2018년 4월 스스로 선언했던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유예)'을 철회했다. 이어 폐쇘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기 시작하면서 상반기 중에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련의 상황에서 한중 북핵 수석대표들은 북한발 핵위협 발언과 북측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노 본부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채택 추진에 있어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는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류 대표가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 관여 의지'를 피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을 지휘한 군 장성들을 만나 '격려'했다고 3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을 지휘한 군 장성들을 만나 '격려'했다고 3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적대세력들의 핵위협은 필요시 선제적으로 제압분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미중패권 경쟁 심화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 이후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이른바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계속 '지원군'으로 두고 자극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북 강경' 기조가 예상되는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그간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방법론으로 주창해온 '쌍 중단'(북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방안을 재차 강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류 대표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을 들어주기 보다는 오히려 기존 자신들의 입장을 부각하고 북한의 생각을 전달하려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북 강경 정책으로는 가지 않는 게 좋다는 논조로 얘기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노 본부장 외에도 최종건 외교부, 통일부 및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까지 두루 면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류 대표의 방한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외교관의 해외 순방까지 자제하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의 별도 방한 추진이 당장 쉽지 않은 만큼, 류 대표가 권한 이상의 '대표성'을 가지고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류 대표는 이번 방한에 앞서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등도 방문했다.

이런 맥락에서 차기 국가안보실장 임명이 유력한 김성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간사,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및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새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을 비롯해 인수위 관계자들과 만나려 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이달 20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도 방한 기간 동안 박진·권영세 장관 후보자, 그리고 김성한 간사와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윤 당선인과도 '비공식 일정'으로 만찬을 갖기도 했다.


ntiger@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