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잡다 밤샐 뻔" 현직 국회의원도 카카오T 못 잡는 이유

윤지혜 기자 2022. 4.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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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택시는 어디로 갔을까?"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이같은 글을 올렸다. 대중교통이 끊긴 자정 서울역에서 40분 넘게 택시를 잡으려다 결국 공공자전거 '따릉이'로 귀가해야 했다. 최 의원은 "서울역 도착 1시간30분이 훨씬 지나서야 숙소에 도착했다"라며 "(택시비를) 예상 요금보다 더 내더라도 빨리 택시를 타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썼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심야 택시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반택시 대신 요금이 비싼 모범·대형택시를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택시 수요가 몰리면 택시비를 인상하는 '탄력요금제'로 심야 택시 운행을 늘리자는 주장도 힘을 받는다. 택시요금 인상 등 시스템 전체를 손질할 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29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자정, 사적모임 인원은 10명으로 확대된 지난 4일부터 24일까지 3주간 카카오T 앱의 일평균 택시호출건수는 약 32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직후인 2020년 동기와 비교하면 312% 급증한 수치다. 같은기간 서울 카카오T 일평균 택시호출건수는 2년 전보다 407% 폭증했다.

특히 자정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해지면서 심야시간 택시 수요가 집중적으로 늘었다. 24시간 영업이 처음 풀린 지난해 위드코로나 기간(11월 1~21일)보다도 심야 택시호출이 급증한 것이다. 이달(4~24일) 밤 10시~새벽 2시 카카오T 일평균 택시호출량은 위드코로나 때(11월 1~21일)보다 전국 34%, 서울 28% 증가했다.
열약한 처우에 택시기사 안 한다 …"뛸 선수 없어"
문제는 택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심야 시간 곳곳에서 택시 대란이 벌어지는 이유다.

실제 법인택시는 눈에 띄게 줄었다. 전국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법인택시 운전자는 7만4754명으로 코로나19를 거치며 2년 만에 26.9%나 감소했다. 카카오T를 이용하는 법인택시 기사도 심야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대 모두 2년 전보다 감소했는데, 서울 심야시간대 법인기사 수가 가장 큰 감소폭(-14.6%)을 나타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인택시 기사의 경우 사납금 제도 등 열악한 처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더 높은 택배·배달로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기사 A씨는 "심야 운행을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고령의 택시기사들은 취객 상대하기가 싫어 꺼린다"라며 "젊은층은 노동강도 대비 벌이가 좋지 않으니 택시기사 자체를 안 한다, 뛸 선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가 상승도 이런 분위기에 부채질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LPG 가격은 ℓ당 1163.83원이다. 지난해 4월 초 899원보다 30% 가량 올랐다. 이 때문에 개인택시 기사들은 수입의 20% 이상이 연료비로 나간다고 아우성한다. 법인택시 기사는 사납금이 2만~3만원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탄력요금제 대안될까…낡은 택시 시스템 손질 '급선무'
29일 오전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모빌리티 기업은 피크시간대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 위치 기준으로 수요가 많은 지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실시간 수요지도'와 이용자 연속 배차 기능 등으로 택시운행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우티도 피크타임에 택시를 운행하면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플랫폼의 노력만으로는 택시 수급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가 심야 택시운행을 장려할 당근책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수요공급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력요금제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이미 서울시 '카카오T블랙'·'타다넥스트' 등 고급·대형택시는 최소 0.7배에서 최대 4배까지 요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전문가들은 택시기사가 은퇴 후 생계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스템 전체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탄력요금제 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하위 수준인 택시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경우 소비자가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 외 법인택시 면허를 개인택시로 전환해 청장년층의 택시기사 유입을 꾀하는 '면허전환제'도 언급된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그동안 정부는 택시비를 물가 상승요인으로 보고 요금 인상을 억제해왔으나, 현재는 택시비를 제외한 모든 물가가 오른 상황"이라며 "심야할증이나 탄력요금제를 확대해도 택시기사가 없으면 소용이 없는 만큼 궁극적으로 택시산업에 사람을 유입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정부와 택시·모빌리티 업계, 소비자가 택시업계 혁신을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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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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