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독점 깨고 원가 반영한다..전기료 오를듯(상보)

최훈길 입력 2022. 4. 28. 12:40 수정 2022. 4. 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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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시장 중심 에너지정책 방향 발표
美처럼 전력판매시장 경쟁 구조로 개편
"원가로 전기요금 결정 원칙 꼭 지킬 것"
산업계 숙원 반영됐지만 요금·물가 부담

[이데일리 최훈길 장병호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한전이 독점한 전력시장을 개편하면서, 전기요금 원가 반영 원칙을 확립하기로 했다. 미국처럼 시장 상황에 기반한 전력 판매, 전기요금 결정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시장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정책을 예고한 것으로 에너지 업계 숙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르면 하반기부터 전기요금도 오를 수 있어 물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인수위 경제2분과는 28일 서울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에너지 믹스 △시장기반 수요 효율화 △신성장 동력으로서 에너지산업 △튼튼한 자원안보 △따뜻한 에너지전환 등을 담은 에너지정책 정상화를 위한 5대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지난 12일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방향’을 발표한 이후 후속정책 발표다.

이날 경제2분과가 새롭게 발표한 것은 ‘시장기반 수요 효율화’ 부분이다. 인수위는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시장 기반으로 적극 추진하고,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에너지 시장구조 확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수위는 전기위원회의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인력을 강화하고,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요금 원칙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도 원가에 따라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 중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물가 안정 등을 우선 추진하면서 인위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막았다. 당장 요금 인상은 없어 가계부담은 줄었지만, 결국 누를수록 나중에 ‘요금 폭탄’이 터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 결과 한전 적자는 수조원으로 불어났다.

박주헌 인수위 전문위원(동덕여대 교수)은 “(문재인정부의) 정책 관행을 그대로 놔두면 한전의 적자 폭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지속 불가능하다”며 “전기 가격은 원가에 입각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다음 정부에선 꼭 지켜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도 (적자난 관련) 자구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수위는 한전 독점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다양한 수요관리 서비스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전했다. 박 위원은 “선진국의 경우 벤처 에너지 기업들이 에너지 관리를 하지만 우리는 한전의 독점적 전력시장 구조”라며 “PPA(전력구매계약) 허용 범위를 확대해 독점 시장을 완화하면 신생 기업이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장 원가 중심으로 가면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최근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에, 그동안 눌러왔던 요금 인상분까지 겹칠 수 있어서다. 박 위원은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kWh당) 4.9원 인상이라는 예상된 스케줄 있는데, 하반기 국제 에너지 시장을 살펴 전기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며 “원가주의에 입각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의 계속 운전 및 이용률 조정 등을 통해 2030년 원전발전 비중을 올리기로 했다. 한미 원전 동맹을 강화하고, 원전수출 추진단을 신설해 5년 임기 중에 원전 10기 수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선 공약을 반영한 조치다.

인수위는 석탄·LNG 발전의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 추이, 전력수급, 계통 안정 등을 충분히 고려해 합리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해외자원개발 관련해 새로운 민관협력 자원안보체계 및 법·제도를 구축하고, 국가자원안보 컨트롤타워, 조기경보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은 확대하기로 했다.

박 위원은 문재인정부가 국내외에 공표한 4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관련해 “국가적 신뢰를 쌓는 차원에서 그 목표는 준수한다”고 밝혔다. 국가자원안보 컨트롤타워에 대해선 “구체적인 모습은 아직 말씀드리기 이르다”고 답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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