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9일 폐지 여부 발표", 인수위 "내달 말쯤 검토"

지난 21일 대전 배재대학교 교정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은성 기자
지난 21일 대전 배재대학교 교정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은성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실외 마스크 해제 검토 시점을 내달 하순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로 예정된 현 정부의 실외 마스크 지침은 `현행 유지`로 결정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은 27일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보건의료분과가 논의해 확정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100일 로드맵에는 새 정부 출범 후 30일·50일·100일 이내 추진할 과제들이 담겼다.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 시점은 30일 이내 과제로 분류됐다.

안 위원장은 "5월 하순 정도에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 한다"며 "외국 선진국에서 실외 마스크를 해제한 수준 정도로 (감염자 수가) 내려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외 마스크를 벗되 건물에 출입할 땐 반드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과 같은 판단을 할 것"이라며 "새 정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서 정확하게 기준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 날 방역당국은 실외 마스크 착용 계획 공개 시점을 오는 29일로 확정지으며 인수위와 엇갈린 의견을 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실외 마스크 착용 계획은 금주 금요일(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일차적으로 조정 방향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수위 발표 내용과 엇갈린다는 지적에는 "인수위 발표와 시간이 겹쳐 파악은 하지 못하고 있으나, 큰 방향은 지금까지 중수본이 발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5일 중수본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며 이달 말 실외 마스크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중수본은 실외 마스크 해제를 우려하는 의견에 "과학적 측면에서는 감염 전파의 가능성과 위험성 자체가 실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실외 마스크 착용 유지의 필요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선 정부의 실외 마스크 지침이 조건부 해제 또는 현행 유지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외 마스크 해제를 우려하는 인수위의 입장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차기 정부에 실외 마스크 지침 발표를 넘기는 것 또한 고려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방역당국은 실외 마스크 해제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감염 전파 위험성이 실내보다 현저히 낮고, 여론이 실외 마스크 해제 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인수위와의 의견차를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당장 29일 발표는 현행 유지로 가고, 이후의 방역은 차기 정부에 맡기는 것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정부 방역지침이 혼선을 빚자 지역민들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대전 유성구 거주 A씨(39)는 "도대체 마스크를 써야하는 건지 벗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며 "학교에서도 정확한 안내가 없어 아침마다 아이들이 헷갈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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