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증상 없어 발견 어려워..11년새 3배 급증한 전립선암

이병문 2022. 4. 2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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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암 네 번째로 많이 걸려
증상없고 진행속도는 느린편
발병땐 뼈로 전이되는 특성
가족력, 정상인 발병의 3배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60대 중반인 박승렬 씨는 평소 소변을 보는 데 별다른 증상이 없고 소변 색도 정상이어서 전립선 건강에 대해 특별히 이상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는 최근 종합검진 결과 전립선암표지자(PSA) 검사 수치가 높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박씨는 걱정되는 마음에 대학병원을 찾았고, 해당 PSA 수치는 전립선암 확률이 약 30%로, 전립선 조직검사가 꼭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하루 입원으로 검사가 가능하다는 말에 국소마취로 조직검사를 받았고 조직검사상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전립선암(Prostate cancer)은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증상도 없이, 혈액검사상 이상소견이 발견돼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은 방광 아래쪽에 남성에게만 있는 작은 장기로, 정액을 형성하고 정액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국내 전립선암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암 환자는 2021년 10만9921명으로 2010년(3만5688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인구 증가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립선암은 서구에서는 오래전부터 남성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미국, 영국 등에서 전립선암은 남성암 중 부동의 1위다.

지난해 12월 말 발표된 국가암등록가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전립선암(1만6803명)은 남성 기준으로 폐암(2만331명), 위암(1만9761명), 대장암(1만7119명)에 이어 4위에 올라 있지만 환자 숫자로 보면 1위 폐암과 차이가 3500여 명에 불과하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전립선암이 수년 내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전립선암은 진행될 때까지 아무 증상이 없고, 진행 속도도 빠르지 않지만, 뼈로 전이가 잘되는 특성이 있다. 일단 뼈로 전이되면 심한 뼈의 통증으로 인해 마약성 진통제 등 강한 진통제를 계속 써야 할 수 있고, 전이된 뼈가 약해져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척추로 전이가 잘돼 심하면 하반신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완전히 막아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다가 완전히 소변을 못 보는 증상이 생기거나 지속적인 혈뇨에 시달릴 수 있다. 빠른 진단 후 치료가 필요하다.

전립선암은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몇 가지 원인은 고령, 가족력, 비만, 고지방 식사 등이 지적된다. 최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약 10%로, 아버지나 형제가 전립선암이 있다면 발병 확률이 정상인보다 3배 높다.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50세 이상이라면 연 1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립선암은 특히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PSA 검사로 비교적 쉽게 암 의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립선 MRI를 먼저 촬영해 보고 암이 의심되는 부분만 조직검사를 하는 '표적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치료 방법은 진행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국소 전립선암에 대해서는 로봇수술(로봇보조하 전립선절제술)이 일반적이다. 최 교수는 "전립선암의 로봇수술 방법은 크게 경복막 전립선절제술, 레치우스(방광 앞 공간) 보존 전립선절제술로 나뉘는데, 앞의 방법이 더욱 넓은 범위를 안정적으로 절제할 수 있지만, 뒤의 방법은 요실금을 줄이는 데 좋은 효과가 있다. 전문의와 치료 계획을 상담한 후 환자에 적합한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해 셀레늄, 녹차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 확실하게 예방효과를 보여준 것은 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고지방식이나 비만이 전립선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또 전립선암 예방효과와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가 있는 콩과 토마토는 평상시 충분히 챙겨 먹도록 한다.

'2017 한국인 전립선암 발생 현황'에 따르면 만성질환(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정상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고, 복부 둘레가 90㎝ 이상인 복부비만 남성은 정상 체중의 남성보다 발생률이 1.32배 높게 나타났다.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고위험군이라면 정기검진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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