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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할증, 밤 10시부터로 늘려달라”…서울시 “검토 중” VS 시민단체 “반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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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잡으려 줄 선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택시 잡으려 줄 선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가 자정부터 적용 중인 택시 심야할증 요금시간을 오후 10시로 2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 반발이 예상돼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나온다. 확실치 않다.  3년 전엔 무산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6일 “그간 심야할증 요금이 적용되는 시간대를 앞당겨달라는 택시업계의 요구와 관련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검토안은 심야할증 요금 시간대를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4시까지 2시간(50%) 더 늘리는 게 골자다. 현재 심야할증은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다. 이 시간대에는 서울 택시 기본요금인 3800원(2㎞ 주행)보다 20% 오른 4800원이 된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일본 도쿄(東京) 택시의 심야할증은 오후 10시부터라고 한다.

40년간 유지된 심야할증 체계 바뀌나

심야할증 요금체계는 40년간 유지돼왔다. 과거 요금인상 때 심야할증 시간대 변경도 함께 논의됐었다. 그러다 올해 택시 주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PG) 가격이 치솟자 택시업계가 요금체계 변경을 서울시에 강하게 요구해왔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차량용 LPG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4%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 등으로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은 당분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택시요금은 2019년 이후 동결된 상태다.

택시업계 측은 심야할증 요금체계가 변경되면 수요가 몰리는 심야시간대 택시 공급이 늘어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법인택시 기사 수는 2만640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월(3만1130명)보다 1만490명(33.7%) 줄었다.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뉴스1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뉴스1

앞으로 여러 단계 거쳐야 최종 결정 

다만 서울시가 검토 끝에 심야할증 요금체계를 바꾼다 해도 현장에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택시정책위원회 자문과 시민 공청회, 서울시의회 의견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 측은 이런 절차를 밟는 데만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더욱이 요금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여론 흐름이 관건이다. 앞서 2019년 할증시간을 오후 11시로 한 시간 당기는 안도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서울시의회 안팎에서는 “심야시간 한 시간 연장이 택시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으나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소비자 단체 한 관계자는 “서울 택시리포트를 보면 오후 9시~오후 11시 사이 택시 승차 인기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심야할증 적용시간을 당기면 시민 부담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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