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호재' 꺾인 게임사들, 새 성장 동력 찾기 '클릭'

이다니엘 입력 2022. 4. 22. 08: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명 짧고 같은 패턴 계속되는
모바일 위주의 게임 라인업 포기
금융·엔터테인먼트·인공지능 등
게임 외 분야로 영역 확장 나서
국내 게임사들이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게임 외 산업 분야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엔씨소프트 ‘유니버스’. 엔씨소프트 제공


‘언택트 호재’를 등에 업고 고공행진하던 게임 산업의 날개가 최근 힘없이 꺾였다. 일상 회복에 따라 이용자 감소세가 뚜렷한 데다 신작 부재, 물가 인상 등이 얼기설기 얽히며 ‘20조 산업’을 향해 내달리던 페이스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게임사들은 모바일 위주였던 게임 라인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발을 넓히는 동시에 게임 외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1개 게임사 주가를 추종하는 게임 테마 ETF ‘TIGER K게임’은 이날 1만322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8일 종가 기준 2만1355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약 38%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말 수익률 47%에 달했던 것과 대비되는 날개 없는 추락이다.

게임사들은 통상 금리 인상의 큰 영향을 받는 성장주로 꼽힌다. 더구나 근래엔 회사 성장을 견인할 모멘텀 부재가 겹치며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모바일 게임의 짧은 수명, 같은 패턴의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피로감 등이 쌓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새 디딤돌을 찾아 나선 게임사들은 특유의 유연성을 발휘해 다각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금융, 엔터테인먼트, 인공지능(AI) 등 게임 외 분야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크래프톤 버추얼 휴먼 데모. 크래프톤 제공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게임사 크래프톤은 최근 ‘웹 3.0’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네이버제트와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오픈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가 하면, 딥러닝 하이퍼 리얼리즘 기술을 적용한 버추얼 휴먼 데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체불가토큰(NFT) 영역 확장도 꾀한다. 서울옥션블루, 엑스바이블루 등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크래프톤 게임 IP를 활용한 NFT 아바타를 제작한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로고. 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는 금융 분야 진출이 눈에 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스마일게이트는 독립적인 금융 전문 조직을 구축한다는 취지로 게임·엔터테인먼트 그룹과 금융 전문 그룹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새롭게 출범한 금융 그룹은 AI, 블록체인 신기술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을 구축한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가 전폭적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엔씨소프트는 K-POP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의 상승세가 주목할 만하다. 유명 K-POP 가수들이 입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업로드하고 있는데, 지난 2월 기준 6300편에 달하는 독점 콘텐츠가 게재됐다. 지난해 1월 출시해 약 1년 만에 2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용자의 89%가 해외 접속자다.

‘IP 부자’로 유명한 넥슨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투자해 고(故) 김정주 창업자가 구상한 ‘한국판 디즈니’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 닉 반 다이크 최고전략책임자. 넥슨 제공


넥슨은 2020년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엔 디즈니 출신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수석 부사장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선임했다.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이끄는 닉 반 다이크는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등 넥슨 대표 IP의 글로벌화를 구상하고 있다.

넷마블 메타버스 연구소(가칭). 넷마블 제공


넷마블은 메타버스와 NFT 기술에 특화한 전폭적인 투자로 블록체인계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넷마블은 광명역 인근에 국내 최대 메타버스 연구소 ‘VFX’ 설립을 공식화했다. 이곳은 모션캡쳐, 크로마키, 전신 스캐닝 등 메타휴먼 제작 및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제작 공간과 최신 장비로 채워진다. 지난달 17일엔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MBX’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코인으로 유명한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인 이 가상화폐는 추후 출시하는 NFT 게임의 기축통화로 활용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가상화폐 ‘보라’ 플랫폼 중심의 블록체인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2E(돈 버는 게임), 메타버스, 게이미피케이션 등의 사업을 하는 산하 계열사와 연계해 거대한 새 게임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컴투스 또한 ‘메타버스’ ‘블록체인’을 키워드로 한 새 사업에 활기를 띠고 있다. 컴투스는 올해 가상화폐 ‘C2X’를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통해 ‘웹 3.0’ 시대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