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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가 먼저 오르네?"…은행 변하는 이유

등록 2022.04.16 15:00:00수정 2022.04.16 16: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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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하나, 예·적금 금리 최대 0.4%p↑

'이자장사' 비판에 예금금리부터 올려

"예금 금리가 먼저 오르네?"…은행 변하는 이유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은행들이 이를 예·적금 금리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기존 관행을 벗어난 행보다.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과도한 예대금리차(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와 '이자 장사'를 향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후 하루 만인 15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5~0.4%포인트 인상하겠다고 각각 밝혔다.

이전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된 후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까지 통상적으로 1~2주가 걸렸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반영 속도로 인해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금융 부담이 확대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출금리는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선반영된 시장금리에 따라 수시로 오르지만 수신금리는 '계단식'으로 한 번씩 오르는 경향이 있다.

과도한 예대금리차에 대한 비판도 계속됐다. 대출금리 인상 폭만큼 은행들이 예금금리가 오르지 않아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6%포인트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2년8개월 만에 가장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제도'를 도입을 공약한 배경이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은행들의 예대마진 수익 순위를 공개하면서 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은행들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후 수신금리 인상에 바로 나서는 추세다. 올해 1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한은의 금리인상 당일에 수신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일주일 사이 5대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수익을 일제히 기록해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후에도 하루 만에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다른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수신금리 인상 폭도 기준금리 인상 폭을 웃돈다.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인상된 반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의 수신금리는 최대 0.35~0.4%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이 이처럼 빠르게 예금금리를 올릴 수 있는 것은 금리인상 기조가 명확한 만큼 수신금리 인상 후에도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인상 폭만큼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아 발생할 '역마진'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이 계속된 만큼 기준금리 인상 후 수신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오름세도 가파르다. 최근 채권시장의 '금리발작'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6.4%로 보름 만에 0.4%포인트가 뛰었다. 15일 발표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72%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다만 은행권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금금리에 신속하게 반영되는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하면 은행의 '역마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18일부터 정기예금 및 적립식예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하나은행은 예·적금 등의 금리를 최대 0.35% 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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