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해수 "글로벌 스타 아니지만, K콘텐츠 소명 느껴요"

이이슬 2022. 4. 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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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차' 한지훈 검사役
"설경구·이정재 선배, 마음 열고 다가와줘"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사진찍고 포옹"
박해수/사진=넷플릭스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사냥의 시간'(2020)·'오징어게임'(2021)에 이어 영화 '야차'까지. 배우 박해수는 넷플릭스의 공무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8)로 이름을 알린 그는 쉬지 않고 연기해왔다. 마치 소처럼 안방·스크린을 넘나들면서 말이다.

박해수는 15일 아시아경제와 화상으로 만나 "최근에 많은 시청자와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넷플릭스의 공무원'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내가 지은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지난 8일 공개된 나현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야차'는 스파이들의 최대 접전지 중국 선양에서 일명 야차가 이끄는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각국 정보부 요원들의 접전을 그린다.

박해수는 극 중 본부에 보고되지 않은 블랙팀의 작전에 의심을 하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특별감찰 검사 한지훈으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날 박해수는 "시청자는 한지훈 검사와 같은 시간대를 따라간다. 한 검사가 선양에 도착해 겪는 일들을 함께하면서 정보를 얻는데, 그 상황이 처절해야 공감을 얻을 거라고 봤다"며 "고리타분하지 않고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두들겨 맞느라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지강인(설경구 분)과 서로 다른 신념으로 사사건건 부딪친다. 묵직한 연기로 극을 이끄는 박해수·설경구의 연기는 치밀한 첩보 작전 속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오징어게임'의 이정재에 이어 설경구까지 공력 있는 배우들과 연이어 함께하고 있다.

"경력이 많은 선배와 연기하기 전에는 부담이 됩니다. 작품 리딩 앞두고, 원래 손에 땀이 없는 제가 땀을 쥘 정도로 긴장하죠. '야차'도 그랬어요. 그런데 오히려 설경구 선배가 편하게 해주셨어요.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와주셨죠.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선배 같은 위치가 됐을 때 똑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해수는 최근 '오징어게임'으로 미국배우조합상(SAG) 등 다수 해외 시상식에 초청됐다. 이를 떠올리며 그는 "이정재 선배가 수상할 때 옆에 있었는데 이루어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저를 많이 알아봐서 놀랐다. 악역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저더러 악역이라면서 많이 안 좋아하시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많은 유명한 배우 사이에서 이정재와 정호연의 이름이 불리니 행복하더라고요. 함께 이야기 나누던 사랑하는 동료들이 상을 받으니 좋았어요. 그런데 여전히 그 자리는 편하지 않더라고요. '오징어게임'이 K콘텐츠로서 사명감, 작은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일화도 전했다. 박해수는 "먼저 사진을 찍자고 말하지 못하는 편인데, 형님이 공연한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한 공연에 같은 역할인 크리처를 연기한 적이 있어서 꼭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 이야기를 했더니 '네가 더 잘했을 거 같은데?'라며 안아줬다"고 했다.

최근 K콘텐츠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성과를 해외 무대에서 체감한다고 했다. 박해수는 "지금 이 시기 K콘텐츠, K무비, K컬처 등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타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시기 같다"며 "우리나라에 좋은 감독·배우는 원래 있었다. 훌륭한 우리 작품이 이제 알려졌을 뿐"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박해수/사진=넷플릭스

그는 "미국 시장에서 자막이 있는 콘텐츠를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많은 좋은 작품이 해외로 뻗어나가는데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우리의 드라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축복 받은 해였어요. 아기(아들)가 태어났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요. '오징어게임'으로 감당할 수 없이 큰 사랑을 받았죠. 미국도 처음 가봤고요.(웃음) 많은 사람과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하고. 이렇게 미국에 자주 갈 일인가 싶어질 만큼이요. 하지만 제가 글로벌 스타라는 생각은 안 해요. 작품의 한 조각으로서 앞으로 K콘텐츠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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