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 설경구 "여유 있는 액션 재밌어.. 멜로는 늘 꿈꾸죠" [HI★인터뷰]

정한별 2022. 4.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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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가 '야차'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연기가 자욱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야차'의 촬영장에 대한 배우 설경구의 회상이다. 영화를 위해 실제로 세트장에서 불도 질렀다. 마냥 편하기만 했던 작업은 아니었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배우들과 제작진은 하나가 됐다.

13일 설경구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영화 '야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야차'는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그리고 각국 정보부 요원들이 중국 선양에서 벌이는 숨 막히는 접전을 그렸다.


지강인 향한 설경구의 아쉬움

설경구가 '야차'의 지강인 캐릭터에 대해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설경구가 맡은 역할인 지강인은 블랙팀을 이끄는 인물로, 사람 잡아먹는 귀신인 야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지강인을 보고 너무 멋져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야차를 럭비공 같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캐릭터를 향한 애정이 컸기 때문일까. 공개 후 세계인에게 호평받았지만 그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불안함이 있었으면 싶더라고요. 거칠고 아무 데나 총을 겨누지만 의외로 되게 정직해요. 그 정직함 때문에 (행동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게 아쉬웠습니다."

지강인과 설경구의 공통점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설경구는 "지강인과 많이 다른 듯하다"고 말하면서도 거짓말을 못 한다는 점은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강인은 거짓말을 할 생각을 안 하고, 난 시도해도 얼굴에 티가 나서 못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해수와 블랙팀 요원들의 매력

설경구가 동료 배우들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넷플릭스 제공

박해수는 특별감찰 검사 한지훈으로 변신해 설경구와의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설경구는 박해수를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며 "'저 사람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배우였다. 사람으로서도 진실했고 술 한 잔 들어가면 소년처럼 해맑은 모습을 보여줬다. 박해수라는 사람한테 반했다"고 전했다. 또한 호흡을 위한 별도의 노력 없이도 잘 맞았다고 했다.

양동근 송재림 박진영 이엘은 블랙팀 요원으로 분했다. 설경구는 출연진과 술을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고 말했다. "블랙팀에 애정을 많이 줬고 블랙팀도 내게 애정을 많이 줬다"며 양동근 송재림 박진영 이엘의 매력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양동근씨는 유연함을 갖고 있었죠. 송재림씨는 영화에서 마초처럼 나오는데 매력 있었어요. 진영씨는 실제로도 바른 사람 같았고요. 이엘씨는 되게 액션을 하고 싶어 했는데 총을 들 때 행복해했습니다. (액션에) 특화된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설경구의 달라진 시선

설경구가 액션 연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야차' 속 화려한 액션 장면들은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앞서 다양한 액션 영화를 통해 대중을 만나왔던 설경구지만 '야차'의 출연 제안을 받기 전까지는 한동안 이러한 결의 연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액션 연기가 '불한당' 때 잠깐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 (액션 제안이) 안 오나 했는데 '야차'는 (액션이) 상당히 많았다. 이후에는 액션이 계속 생기더라. 아직 개봉 날짜가 안 잡힌 '유령'에도 액션이 있다"고 했다.

오랜 세월 연기를 하면서 액션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 액션이 힘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 있는 액션도 재밌는 듯하다. 전 같으면 힘을 이용해 상대만 보고 했다면 이제는 전체를 본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를 하며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고도 이야기했다.


멜로와 첩보 액션

설경구가 진서연과의 호흡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야차' 속 지강인과 련희(진서연)는 정보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다. 설경구는 "진서연씨와 촬영할 때의 감정을 기억하는데 묘했다. 둘 다 처지가 서글픈 느낌이었다. '너도 인생이 이렇게 됐나. 왜 나를 만났고 나는 왜 너를 만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나라의 스파이 같은 느낌이지만 나라가 버린 사람 같기도 해서 서글펐다"고 했다. 멜로를 향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멜로는 늘 꿈이고 하고 싶다. 영화의 최고봉이 멜로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통해서다.

첩보 액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는 설경구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듯해 '야차'에 끌렸다고 했다. 블랙팀의 존재에 용기를 얻었다고도 했다. "지강인은 대놓고 '나 멋있어'라고 하는 듯해 부담감, 거부감도 있었죠. 그래도 블랙팀 요원들이 있어서 영화를 같이 만들어가면 재밌을 듯했어요."


겸손한 설경구

설경구가 겸손한 태도로 시선을 모았다. 넷플릭스 제공

설경구는 '야차'를 이끌었고, 이 작품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을 추켜세웠다. 설경구는 "좋은 성적을 낸 게 박해수씨 덕분이 아닌가 싶다"며 '야차'의 인기에 대한 공을 '오징어 게임'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박해수에게 돌렸다. 박해수 양동근 덕에 '야차'의 액션 신을 잘 소화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다양한 영화에서 브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뽐내왔던 그는 동료 배우들 덕에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겸손함이 돋보이는 지점이었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요. 상대와 개인 대 개인으로 편해지려고 하죠. 상대 배우분들이 날 잘 받아줬어요. 그 부분이 중요한 듯해요. 편해졌을 때 그게 화면에도 드러나거든요. 그동안 좋은 배우분들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설경구와 블랙팀의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야차'는 지난 8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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