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진행된 연금저축 계약 건수는 174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신규 계약 건수 59만4000건에 비해 194.4%나 급증한 수준이다. 연금저축보험 신규 가입 건수는 8.3%(11만6000건)나 줄었지만 연금저축펀드 신규 가입 건수가 249.0%(163만4000건) 늘어난 영향으로 전체 가입건수가 늘어났다. 전체 신규 계약의 93.4%가 연금저축펀드인 것이다.
연금저축펀드에 자금이 집중된 것은 수익률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금저축 전체 수익률은 4.36%이지만 연금저축펀드의 수익률은 13.45%로 3배 이상 높았다. 이어 생보(1.83%), 손보(1.63%), 신탁(0.01%) 등이 뒤를 이었다. 증감 폭으로 다지면 생보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0.06%p 올랐고 신탁은 1.73%p 꺾였다.
지난해 말 기준 연금저축 총적립금은 160조1000억원으로 전년도 152조5000억원 대비 7조6000억원(5.0%)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의 가입건수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 통화당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풀리고 다양한 연금 상품이 등장한 영향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실제 20대 연금저축 가입자 수는 2020년 36만7000명에서 지난해 62만3000명으로 1년 동안 70%가 증가했다. 30대도 이 기간 102만3000명에서 124만7000명으로 21.9% 늘었다.
연금저축은 머니마켓펀드(MMF)부터 주식까지 투자 대상이 다양하고 절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공제 한도는 연 400만원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300만원을 추가로 넣으면 세액공제 한도(700만원)에 대해 최대 16.5% 환급률이 적용된다. 총 급여가 5500만원 이하라면 약 115만원을 돌려받는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보험사에서 파는 연금저축은 증권사 상품과 달리 특약을 통해 질병, 상해 위험까지 보장받을 수 있고 종신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단 이점이 있다. 다만 채권 투자 비중이 높아 펀드보다는 대체로 수익률이 낮다.
문제는 신규 계약 건수는 크게 늘었지만 납입액은 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금저축 총납입액은 9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계약당 납입액은 262만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4.8% 오른 수준이다. 앞서 납입액은 2019년 237만원에서 2020년 250만원으로 5.5% 증가했다.
금감원은 납입 규모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세액공제 한도나 비율을 상향하는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연금 수령중인 계약 중 수령액 500만원 이하가 82.5%이고 평균 수령액도 300만원 선으로 실질적 노후 대비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하며 "세액공제 한도나 비율을 전향적으로 높여 납입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함께 △연금저축 세액공제 확대 △연금저축계좌 이체 제도 활용 등의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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